올 가계부채 증가율 1.5%로
GDP 대비 가계대출 비중 89%
2030년까지 80%로 축소 목표
금융사별 주담대는 따로 관리
P2P도 주담대 비율·한도 적용
사업자대출 꼼수 활용도 제재

금융당국이 1일 발표한 '2026년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통해 가계대출 억제 기조를 강화한 것은 우리나라가 여전히 주요 20개국(G20) 대비 높은 가계대출 수준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부채 6500조원을 웃도는 이른바 '부채공화국' 구조를 더 이상 방치하기 어렵다는 위기의식이 깔린 조치다.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22년 97.3%에서 지난해 88.6%(전망치)로 점차 낮아지는 추세이기는 하지만 G20 국가 평균인 60.2%(지난해 3분기 기준)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전문가들은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80%를 넘으면 중장기 경제 성장과 민간소비를 제약한다고 경고한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이번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통해 2030년까지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80% 수준으로 낮추는 중장기 목표치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우선 금융권의 가계대출 총량관리 증가율 목표치를 1.5%로 설정했다. 전년도 증가율(1.7%)보다 더 축소된 목표치다. 여기에는 전 금융사들이 취급하는 가계대출뿐 아니라 디딤돌·버팀목·보금자리론 등 부동산 관련 정책대출도 포함된다. 가계대출에서 정책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현행 30%에서 20% 수준으로 단계적으로 축소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청년·취약계층 등에 대한 자금 공급은 지속하되, 그 외 대상에 대해서는 전세보증비율을 축소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금융사별 증가율 목표치도 곧 부여할 예정이다. 지난해 관리목표를 초과한 금융사는 초과된 금액만큼 올해 증대 여력을 줄일 계획이다. 지난해 목표치를 4배 이상 초과한 새마을금고는 올해 목표치로 '0'을 부여하기로 했다. 이는 기존 대출이 상환되지 않는 한 신규 대출을 한 푼도 내주지 못한다는 의미다. 지난해 새마을금고는 관리목표(1조2000억원)를 훨씬 뛰어넘는 5조3000억원의 가계대출을 실행했다.
KB국민은행 역시 지난해 가계대출 증가액(2조1270억원)이 연간 목표치(2조61억원)를 넘어 올해 총량 페널티를 적용받을 전망이다.
또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관리목표가 별도로 신설된다. 주담대는 확대하고 신용대출은 축소하는 금융사들의 꼼수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함이다.
관리목표를 맞추기 위해 금융사들이 매년 말에 집중적으로 대출을 억제해 발생하는 '연말 대출 절벽' 현상을 방지하기 위한 월별·분기별 관리목표제도 도입된다.
다만 금융위는 이 같은 관리 강화 과정에서 서민이 피해를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 관리실적 집계 시 새희망홀씨대출 등 정책서민금융과 민간 중금리 대출 취급분 등에 대한 예외 인정 물량은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그간 '주담대 규제 사각지대'와 같았던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자(P2P)에 대해서도 당장 2일부터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 지역 40%·비규제 지역 70%)과 한도 규제(2억·4억·6억원)를 적용하기로 했다.
개인사업자가 사업자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입하는 등의 용도 외 유용에 대해선 제재를 강화하기로 했다. 기존엔 이 같은 편법 대출이 적발됐을 때 해당 금융사에만 신규 사업자대출을 금지(최장 5년간)했으나, 앞으로는 해당 정보를 공유해 전 금융사에서 취급하는 모든 종류의 신규 대출을 최장 10년간 받을 수 없게 된다. 기존에 이미 실행된 대출에 대해서도 국세청이 자금조달계획서 등을 활용해 사업자대출로 고가 아파트 등을 취득한 사례를 전수 검증할 예정이다.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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