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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집 없나요”…매물 감소에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 6억 돌파 눈앞

조성신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robgud@mk.co.kr)기사입력 2026.03.25 09:47:28

2월 아파트 평균가 5억9823만원
입주 물량 줄고 매매 전환 영향
성동 등 일부선 종전 최고치 추월
월세 물량도 20%대 감소
중저가 지역서 두드러져


서울 임대차 시장에서 평균 전세가격이 역대 최고가에 바짝 다가선 것으로 나타났다. 오는 5월 9일 다주택자 양동세 중과 일몰을 앞두고 아파트 매매 매물은 8만건대를 돌파하며 늘어나고 있지만, 전세 물건은 되레 1만6000건대까지 추락했다.
25일 한국부동산원 월간 아파트값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는 5억9823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2월 5억6263만원에서 계속 오르면서 이제는 6억원대를 넘보고 있는 것이다.
통계 작성 이후 서울 아파트 전세 평균가 역대 최고가는 전세 대란이 최고점에 달했던 2022년 1월의 6억3424만원이다. 당시 서울 아파트 전세가는 평균 가격으로 6억원대를 넘어섰다.
현재 추세를 볼 때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이 6억원을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일부 지역은 역대 최고가를 넘어섰다. 성동구 아파트 2월 평균 전세가는 7억5569만원으로, 이는 종전 역대 최고치(7억4841만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이같은 전세가격 상승은 매물 품귀로 인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서울 대단지에서도 전세 물건 ‘0건’이 속출하고 있다. 노원구 월계동 ‘그랑빌’(3003세대)은 22일 기준 전세 매물이 한 건도 없고, 월세도 1건에 그쳤다. 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시티’(3830세대) 역시 전세 2건, 월세 1건만 남아 사실상 매물이 소진된 상태다.
정성진 어반에셋매니지먼트 대표는 “지난해 ‘10·15 대책’으로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며 2년 실거주 의무가 부과됐고, 이에 따라 갭투자가 어려워지면서 신규 전세 공급이 줄었다”면서 “여기에 입주 물량 감소, 계약갱신청구권(2+2년), 대출 규제까지 겹치며 전세 물량이 묶였다”고 짚었다.
전세 품귀는 주택 시장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다. 아파트를 포함한 서울 주택 평균 전세가격도 2월에 4억6841만원까지 상승했다. 주택 평균 전세가 역대 최고가격은 2022년 1월의 4억8978만원이다. 최고가와 격차가 2100만원까지 좁혀진 것이다.
올해 아파트 입주 물량이 크게 줄어드는 가운데 다주택자 규제로 전세가 사라지고 있다. 연립·오피스텔 등 비 아파트 공급도 줄면서 임대차 시장에서 전세 품귀가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아파트 전세 매물도 빠르게 줄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은 8만건대를 넘어섰지만 전세 매물은 이날 현재 1만6880건까지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일련의 규제가 강남 등 고가 주택 집값 안정에는 효과를 발휘하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임대차 불안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보유세 인상이 임대료에 전가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정 대표는 “입주 물량 부족에 계약갱신청구권, 대출 규제가 겹치면서 전세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집주인 입장에서는 세금 부담 증가를 전셋값이나 월세 인상으로 대응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월세, 노원 3000가구 ‘0건’·강북 3830가구 ‘1건’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화되면서 월세 매물도 빠르게 줄고 있다. 3000가구 이상 대단지에서도 월세 매물이 0건 또는 1건에 그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전세 매물 부족으로 월세 수요가 늘면서 월세 물량까지 감소하는 모습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노원구 월계 그랑빌(3003가구)의 월세 매물은 0건이다. 1370가구 규모의 강북구 ‘두산위브 트레지움’과 도봉구 ‘대상타운 현대’(1278가구) 역시 월세 매물이 없는 상태다.
3830가구 규모의 강북구 SK북한산시티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 단지의 월세 매물은 1건으로, 전세 매물(3건)보다 적다.
일반적으로 전세 매물이 부족할 경우 월세가 대체재 역할을 해왔지만, 최근에는 월세 물량까지 동시에 줄어드는 모습이다.
월세 물량이 급감하면서 보증금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 SK북한산시티 전용 84㎡는 2월 말 보증금 1억원(월세 120만원)에 거래됐지만, 현재는 보증금 3억 원(월세 100만원) 조건으로 매물이 나와 있다. 한 달 만에 보증금이 2억원 상승한 셈이다.
월세 감소 현상은 중저가 단지가 많은 강북권에서 두드러진다. 아실 통계에 따르면 도봉구 월세 매물은 전월 동기 대비 173건에서 125건으로 약 28% 감소했다. 이어 강북구(-26.4%), 구로구(-26.4%) 순으로 나타났다.
고준석 연세대학교 상남경영원 교수는 “주거비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역부터 매물이 빠르게 소진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정부의 10·15 대책 이후 월세 매물 감소가 더욱 뚜렷해졌다고 보고 있다. 갭투자(전세를 낀 매매)가 어려워지면서 실거주 의무가 강화됐고, 집주인의 실입주가 늘면서 전세 매물이 줄었다. 이로 인해 월세 물량도 함께 감소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강북구 S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지난해 10월 중순 이후 1000가구 이상 대단지에서도 월세 물량이 눈에 띄게 줄었다”며 “전세 매물이 줄면서 월세 수요가 늘었고, 임대차 매물이 전반적으로 감소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