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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신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robgud@mk.co.kr)기사입력 2026.03.24 09:28:32

노동자들이 월평균 임금 기준 26년을 한 푼도 안 쓰고 모아야 서울 평균 아파트 가격에 해당하는 돈을 모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끈다.
서울 아파트 가격이 노동자들의 임금 대비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결과로 풀이된다.
24일 주택·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간사 이종욱 의원(국민의힘)은 최근 한국부동산원과 고용노동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분석 내용을 보면 올해 2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3억1145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근로자 월평균 임금(420만 5000원)의 312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 수치는 문재인 정부 시절이던 2021년 12월과 동일한 수준으로 역대 최고치를 보였다. 당시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1억 5146만원, 월평균 근로자 임금은 368만 9000원으로 역시 312배를 기록한 바 있다.
단순 환산하면 근로자가 숨만 쉬며 월급을 100% 저축해도 약 26년을 모아야 서울에 내 집 마련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월세 부담도 커졌다. 올해 2월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151만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135만원) 대비 약 11.9% 오른 수준이다.
서울 월세 금액은 꾸준히 올랐다. 지난해 4월 140만원을 넘었고, 한 번의 하락 없이 상승해 올해 처음으로 150만원까지 돌파했다. 이는 월평균 근로자 임금의 36% 수준으로, 소득의 3분의 1 이상이 고스란히 주거비로 빠져나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최근의 월세 강세는 대출 규제로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진 수요가 전세 시장으로 몰린 반면, 전세 매물은 크게 줄어들며 ‘월세화’가 가속화된 영향이 크다.
자치구별로는 송파구의 월세 상승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송파구의 2월 평균 월세는 209만 원으로 1년 전보다 36.6%나 급등했다. 강남·서초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증금이 낮으면서도 학군과 교통 입지가 우수해 직장인 등의 수요가 꾸준히 유입된 결과다.
절대적인 월세 금액 기준으로는 용산구(269만 원), 강남구(267만 원), 서초구(262만 원) 순으로 높았다. 반면 중랑구(90만 원) 등 일부 지역은 100만 원 이하를 기록해 지역별 양극화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월세화 강세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전세 물량 감소, 금리 부담, 세제 영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종욱 의원은 “서민들의 소득은 크게 늘지 않았는데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로 집값이 급등하면서 내 집 마련의 꿈이 멀어지고 있다”며 “성실히 일하는 국민들이 주거 불안 없이 살 수 있도록 반서민·반시장적 정책을 조속히 수정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