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아파트 전세매물 품귀 현상이 가중되고 있다. 갭투자(전세 끼고 주택 매입)가 규제로 막히면서 시장에 나오는 전세매물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매물 감소 현상은 강남 지역보다는 전셋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강북에서 더욱 두드러지면서 내년 전셋값 급등에 대한 우려도 점차 커지고 있다.
25일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동향지수는 전국 평균 99.7보다 5.3 높은 105.0으로 집계됐다. 지난 6월까지만 해도 서울 지수는 102.4를 기록했는데, 꾸준히 상승 중이다.
해당 지수는 0에서 200까지 범위에서 100을 넘으면 공급보다 수요가 많은 상태를, 100 이하로 내려갈수록 전세 공급 과잉 상태를 나타낸다.
서울의 전세매물 품귀 현상은 점차 심해지는 모습이다. 6·27 대책과 10·15 대책 시행 영향으로 서울 아파트 구입 시 전입 의무가 생기면서 갭투자가 막혔기 때문이다. 전세를 끼고 집을 사려는 수요가 줄어드니 전세 매물은 더 줄어들게 됐다. 집값 상승으로 인해 전셋값이 오르면서 계약 갱신을 선택하는 세입자들이 늘면서 전세 매물이 줄어든 것도 매물 감소에 영향을 주고 있다.
매물 감소로 서울 전셋값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6월 5억7372만원이던 서울 아파트 전셋값 평균가격은 9월 5억7926만원, 10월 5억8299만원으로 올랐다.
자금 부담 적은 동북권에 수요 더 몰려
전세 아파트 수요는 서울 중에서도 강북지역 동북권(성동·광진·동대문·중랑·성북·강북·도봉·노원구)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월 강북 동북권 전세수급동향지수는 106.4를 기록, 서울 평균보다도 더 높았다. 강남 동남권(서초·강남·송파·강동구)은 이보다 낮은 104.4로 집계됐다.
전세를 지원하는 정책대출의 한도가 줄어든 영향이 크다. 가용할 자금이 줄어든 사회 초년생이나 신혼부부들이 서울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조금이라도 자금 부담이 적은 지역을 택하다 보니 강북 지역에 수요가 몰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6·27 대책으로 정책 대출 중에서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버팀목 전세대출 한도가 2억원에서 1억5000만원으로, 신혼은 3억원에서 2억5000만원으로 각각 줄었다. 신생아 전세대출 한도도 3억원에서 2억4000만원으로 감소했다.
지난달 강북 동북권 아파트 평균 전세가는 4억5225만원으로 가장 낮았다. 강남 동남권은 이보다 2배 가까이 비싼 8억8386만원으로 확인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서울 아파트 공급 감소가 본격화되고 갭투자 제한으로 전세 물량이 지속 줄면서 내년 전셋집 구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면서 “강북 동북권 아파트 시장이 상대적으로 임대차 중심인 만큼 해당 지역에서의 불안감이 더 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