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뉴스

매일경제

“전셋집 좀 구해주세요”…내달 2만여 가구 집들이, 수도권 집중

조성신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robgud@mk.co.kr)기사입력 2025.11.25 10:38:23

전세 공급 감소·수요 증가로
전세가격 상승폭 점점 확대
내년 입주 감소, 불안감 더 커져


10.15 부동산 대책에 따른 전세 세입자들의 불안감이 현실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12월도 수도권 위주로 입주물량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책 이후 전세 대출 강화와 갭투자의 사실상 금지에 맞춰지면서 전세 매물 감소와 전세가격 상승이 예견되는 상황에서 내달 입주물량이 공급 가뭄 해소에는 역부족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5일 직방 조사에 따르면 2025년 12월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은 총 2만77가구로 이는 이달(2만2999가구) 대비 13% 가량 줄어든 수준이다. 이 가운데 1만2467가구(62%)가 수도권(경기 6448가구·서울이 4229가구·인천 1790가구)에 집중됐다.

지방은 이달(9220가구)보다 약 17% 적은 7610가구가 입주한다. 호남권(전북 2002가구·전남 1333가구) 중심으로 공급이 이어지며 경남 992가구, 강원 922가구, 울산 713가구, 대구 633가구 순으로 11개 시도에서 입주를 진행한다.
내년 아파트 입주물량은 올해보다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2026년 전국 입주 예정 물량(청약홈 자료 기준)은 17만7407가구로, 올해 23만9948가구보다 약 26% 감소한 수준이다.

수도권 역시 올해 약 11만 가구에서 내년 8만7000여 가구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후분양 단지나 공정 지연 등으로 아직 입주 시점이 확정되지 않은 물량은 집계에 반영되지 않아, 실제 입주 규모는 추정치보다 증가할 여지가 있다.
최근 규제 변화와 대출 규제 강화, 금리 부담 등이 맞물리며 실수요자의 자금 마련 여건은 이전보다 어려워진 상황이다. 여기에 매매·전월세 시장에서의 수요 강도도 지역별로 차이가 커지고 있어 입주 감소가 나타나는 시기에는 이러한 금융·수급 요인들이 함께 시장 흐름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직방 관계자는 “입주물량 감소 자체가 즉각적인 시장 불안으로 이어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면서도 “확정된 공급이 줄어든 상태에서 금융 환경·규제 변화·지역별 수요 조정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느냐가 향후 시장의 안정성을 판단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는 미반영 물량의 반영 시점과 공정 진행 속도, 수요자의 자금 여건 변화를 지속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전세 매물 급감… 서울 18%·경기 37% 줄어 ‘공급 절벽’ 현실화

전세 매물 감소는 지난해부터 이어져 왔다.
이달 22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물량은 2만6093건(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 자료)로 집계됐다. 올해가 1월 1일 3만1814건에 비하면 18% 감소한 수치다. 1년 전 물량인 3만2917건과 비교하면 무려 20.8%나 줄어들었다. 1년 전 전세 매물 5건 중 1건이 사라진 것이다.
경기도의 전세 매물량은 서울보다 10.15 대책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했다. 10월15일 2만836건이던 경기도의 전세 매물 건수는 이달 22일 현재 1만9542건으로 줄었다. 한 달 조금 지난 기간동안 6.3% 감소한 것이다. 서울의 전세 매물량이 10.15 대책 때보다 7.0% ‘반짝’ 반등한 것과 비교된다.
경기도의 전세 매물 감소 추세는 서울보다 훨씬 가팔랐다. 이재명 정부의 첫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6월 27일 매물량(2만4772건) 대비 21.2%, 년초 1월 1일자 매물량(3만1110건)과 비교해 37.2% 감소했다.

반면 전세를 찾는 사람들의 수는 증가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공개한 10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104.4로, 직전주(104.3) 대비 0.1포인트 상승했다. 전세수급지수는 0~200 사이 수치로, 기준선인 100을 넘으면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의미다.
공급은 감소하는데 수요는 늘어나면서 전세가격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11월 3주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변동지수를 보면 서울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률은 0.15%를 기록했다. 경기도의 전세가격 상승률은 0.11%로 직전주(0.10%)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특히 전세 매물 감소 현상이 뚜렷한 서울 주요 지역에서는 월세 보증금이 기존 전세 규모로 치솟는 ‘역전’ 현상까지 보이고 있다. 일례로 서울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 전용 59㎡B는 지난달 22일 보증금 9억원, 월세 80만원에 계약(국토부 실거래공개시스템)이 체결됐다. 이달 들어 이 지역 전세가가 8억 중반대부터 시작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월세 보증금이 전세가격을 추월한 것이다.
업계와 시장에서는 전세에 대한 불안감이 가중될 경우 임차인들이 차라리 무리해서라도 아파트 매수를 선택하면서 또다른 집값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성빈 어반에셋매니지먼트 대표는 “물량 감소는 전·월세 임대차 시장 쪽에서 불안감이 늘고 매매 쪽으로 넘어가는 수요들이 늘어날 수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