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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도 “버티지 말라”는 양도세…당장 2억 더 낼수도 [부동산 이기자]

이희수 기자(lee.heesoo@mk.co.kr)기사입력 2026.01.27 15:05:59

[부동산 이기자-66]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유예 끝
5월 10일부터는 규제 세진다
집값 안잡히자 세금카드 꺼내
李대통령 SNS로 강력 메시지


“다주택자 양도세 면제 연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SNS에 이처럼 밝힌 입장이 화제입니다. 다주택자가 집을 팔 때 더 높은 세금을 매기는 제도를 4년 만에 본격 시행하겠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문재인 정부 당시 만들어진 이 제도는 그간 시행이 계속 밀렸습니다. 후임 윤석열 정부가 매년 유예 처리를 했거든요. 세금 부과를 미룬 거죠. 이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라고 합니다.
과연 이재명 정부는 어떨까. 작년부터 부동산 시장의 궁금증이 컸는데요. 이 대통령이 최근 직접 명확한 입장을 냈습니다. 면제를 연장하지 않겠다. 즉 더 이상의 유예는 없다고 말입니다. 결국 올해 5월 9일 이후에 집을 파는 다주택자는 양도소득세를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내게 됐습니다. 오늘은 관련 이야기를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집 팔아 생긴 이익에 걷는 ‘양도세’
양도소득세는 쉽게 말해 집을 팔아서 생긴 이익(양도차익)에 매기는 세금입니다. 줄여서 양도세라고도 합니다. 가령 내가 과거에 10억원을 주고 산 아파트를 최근 15억원에 팔았다고 해봅시다. 그럼 5억원의 차익이 생기죠. 이 5억원의 양도차익에서 각종 공제를 빼고 남은 금액(과세표준)에 대해 매기는 세금이 바로 양도세입니다.

양도세는 양도차익이 클수록, 공제가 적을수록 높아집니다. 세금을 매기기 위해 곱하는 기본세율이 오르기 때문입니다. 세율은 과세표준에 따라 6~45%로 다르게 적용됩니다. 만약 집을 팔아서 생긴 이익이 3억원이고 공제가 없다면 세율 38% 구간에 해당합니다. 같은 조건인데 차익이 5억원이라면 세율 구간은 40%로 또 오르죠. 세율이 높아지니 내야 할 세금도 덩달아 늘게 됩니다.
세부담 ‘쑥’...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란
그런데 ‘규제지역(조정대상지역)’의 다주택자에겐 이 세율이 더욱 높게 적용됩니다. 2주택자는 기본세율에 20%포인트를, 3주택자 이상은 기본세율에 30%포인트를 추가로 더해서 양도소득세를 매기는 탓입니다. 예를 들어 규제지역에 집을 두 채 가진 사람이 한 채를 팔아 양도차익 5억원을 얻은 경우에는요. 기본세율 40%에 20%포인트를 더한 60%로 세율이 계산됩니다.
규제지역에 집을 세 채 가진 사람이 한 채를 판다면요. 마찬가지로 과세표준이 5억원이라고 하겠습니다. 이때는 기본세율 40%에 30%포인트를 더한 무려 70% 세율이 적용되게 됩니다. 세율이 오른 만큼 양도세도 확 늘어날 수밖에 없겠죠. 이뿐만이 아닙니다. 오랜 기간 주택을 갖고 있을 때 적용하는 장기보유 특별공제 혜택도 주지 않습니다. 쉽게 말해 세금을 깎아주지도 않는 거죠.

이 같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제도는 2022년부터 지금까진 시행되지 않았습니다. 앞서 말했듯 정부가 시행을 계속 미뤘기 때문입니다. 언제까지 유예했냐고요. 올해 5월 9일까지입니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는 더 이상 유예는 없다고 했죠. 결국 5월 10일부터 규제지역의 다주택자는 집을 팔 때 더 많은 세금을 내게 됐습니다. 참고로 현재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이 규제지역으로 묶여있습니다.
양도세 중과시 세금 2배 이상 껑충
좀 더 이해하기 쉽게 이번엔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세무사인 우병탁 신한은행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이 시뮬레이션한 내용입니다. 다주택자 A씨가 5년 전 10억원에 산 집이 현재 규제지역인 서울에 속해 있다고 하겠습니다. A씨가 이 집을 15억원에 팔아 양도차익 5억원을 남겼다고 해보죠.
만약 양도세 중과가 없는 5월 9일 이전에 이 집을 판다면요. A씨에겐 양도세 1억 4700만원이 부과됩니다. 하지만 양도세 중과가 시행되면 말입니다. A씨가 2주택자라면 양도세가 2억 6400만원으로 불어납니다. A씨가 3주택자일 때는 양도세가 3억 1300만원으로 더욱 커지죠. 양도세 중과가 없을 때랑 비교하면 세금 부담이 2배 이상 늘어나는 셈입니다.

이번엔 다주택자 B씨가 6년 전 15억원에 산 서울 집을 25억원에 판다고 해보겠습니다. 양도차익이 10억원 생기는 사례입니다. 양도세 중과가 없으면 B씨가 내야 할 양도세는 3억 3300만원으로 추산됩니다. 양도세 중과가 적용되면 어떻게 될까요. B씨가 2주택자일 땐 세금이 5억 7400만원으로 2억원 이상 늘어납니다. 3주택자라면 양도세는 6억 8700만원으로 2배 이상 뛰죠.
다주택자 매물 풀리면 집값 주춤해질까
아직 5월 9일까진 3개월 이상 시간이 남았습니다. 그러면 이재명 정부는 왜 하필 지금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제도를 시행한다는 메시지를 냈을까요. 부동산 시장에선 최근 서울 집값 상승 폭이 다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합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월 셋째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29% 올랐거든요. 새해 들어 상승률은 0.18%→0.21%→0.29%로 계속 확대되는 양상입니다.

치솟는 집값을 잡기 위해선 수요를 억제하거나, 공급을 늘려야겠죠.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재개는 후자를 겨냥한 수로 풀이됩니다. 세금 압박으로 다주택자가 5월 9일 이전에 매물을 내놓도록 이끄는 것으로 보이거든요. 다주택자가 집을 속속 내놓으면 공급이 늘어날 테니 집값 상승세가 주춤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인 거죠.
“양도세보다 버티는 세금 더 비싸질수도”
일각에선 다주택자가 집을 팔지 않고 ‘버티기’ 모드에 들어가면 오히려 매물이 줄고 집값이 뛸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합니다. 세금을 내고 집을 팔기보다 들고 버티는 전략을 펼 수 있다는 거죠. 서울 집값은 계속 오른다는 인식이 크기도 하고요.
이런 목소리가 나오자, 정부가 재차 입장을 냈습니다. 이 대통령은 “뻔히 보이는 샛길인데 그걸 알고도 버티는 게 이익이 되도록 방치할 만큼 정책당국이 어리석지 않다”고 경고했습니다. 이어 “팔면서 내는 세금보다 들고 버티는 세금이 더 비싸도 그렇게 할 수 있을까”라고도 적었죠.

전문가들은 일시적으론 다주택자 매물이 나오며 가격 조정이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양도세에 보유세까지 세지면 다주택자들이 서울 외곽지역 주택은 매물로 내놓을 수 있다”며 “다만 주요 지역은 꼭 가져가는 똘똘한 한 채 기조는 더욱 세질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양 전문위원은 “외곽지역의 매물 증가, 가격 조정과 동시에 양극화가 훨씬 뚜렷해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보유세 등이 조정되면 부동산은 ‘지위재’로 변모할 수 있다”며 “다주택자 규제가 강화되면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선호는 더 커지기 때문”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이 위원은 “작년부터 겪어온 ‘에브리띵 랠리’ 시기에 주요 지역의 부동산 가격만 오르지 않기는 어렵다”고 평가했습니다.
우 세무사 역시 “양도세 중과를 하더라도 장기 보유를 생각한 다주택자가 많았을 거다. 여기에 보유세 강화 기조를 밝혔으니 매물을 내놓게 하는 유인이 될 순 있다”면서도 “다만 세제를 통해 집값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얼마나 있는지는 의문이다. 집값이 반드시 잡힌다는 확신이 있지 않는 한, 핵심지는 세금 내더라도 길게 보유하는 게 이득이라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부동산 이기자’는 부동산 이야기를 최대한 쉽게 풀어주는 연재 기사입니다. 어려운 용어 때문에 생긴 진입 장벽, 한번 ‘이겨보자’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초보도 이해할 수 있게 기초부터 차근차근 다루겠습니다. 격주로 찾아옵니다. 기자페이지와 연재페이지를 구독하시면 더욱 다양한 소식을 접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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