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월세 ‘사상 최고’ 가구 소득 25% 임대료로 지출 임대차 시장 월세비중 66% 달해
서울 아파트 월세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임차인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월세 거래 비중이 급증하는 가운데 신규 공급 감소와 저금리 기조, 다주택자 규제, 정부의 대출 강화 등이 겹치면서 ‘월세화’ 현상이 더욱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1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9월 서울 전·월세 거래는 총 7만24건으로 집계됐으며, 이 가운데 월세 거래가 4만6144건으로 전체의 65.9%를 차지했다. 전세 비중(34.1%)을 크게 앞선 수치다.
서울의 월세 비중(1~9월 누적)은 2023년 56.6%, 2024년 60.1%에서 올해는 60%대 중반까지 치솟으며 매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같은 달 서울 아파트 월세통합가격지수는 101.51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평균 월세 역시 1년 전(126만 원)보다 14.2%(18만 원) 인상된 144만 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4인 가구 기준 중위소득(약 609만 원)의 20~25% 수준으로, 가계 소득 상당 부분이 주거비로 빠져나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월세 100만 원 이상 계약도 전체의 절반에 육박하며, 고가 월세가 서울 임대차 시장의 ‘뉴노멀’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의 전세·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도 월세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신혼부부와 청년층은 전세대출 한도 축소로 월세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전세 매물 부족까지 겹치며 실질적 주거 선택지가 크게 줄었다.
시장에서는 ‘전세 매물 감소 → 전세 가격 상승 → 월세 전환 확대 → 월세 가격 추가 상승’이라는 악순환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다주택자 규제와 보유세 부담, 신규 입주 물량 부족, 저금리 환경 역시 월세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수도권에서 월세화는 단순한 경향이 아니라 구조적 방향성으로 굳어졌다”며 “전세가 줄고 금리 인하가 맞물릴 경우 월세 상승 압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