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6, 9, 10월에 걸쳐 아파트를 겨냥한 고강도 규제를 잇달아 쏟아내자 아파트 대체재로 꼽히는 오피스텔 시장이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특히 10·15 대책 이후 대출과 실거주 규제를 피할 수 있다는 이점이 부각되면서 서울 오피스텔 거래량이 2배 이상 급증한 반면, 아파트 거래는 3분의 1로 줄었다.
1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10·15 대책 시행일인 지난달 16일부터 31일까지 서울 오피스텔 매매 거래는 총 76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대책 시행 직전 보름(10월 1~15일)간 거래된 289건의 2.6배에 달하는 수치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640건에 그쳤다. 직전 보름(5262건) 거래 건수의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하며 사실상 ‘거래절벽’을 맞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아파트에 대한 강력한 대출 규제와 실거주 의무 등이 오피스텔 수요 증가를 이끌었다고 보고 있다.
오피스텔은 건축법상 준주택으로 분류돼 청약통장, 자금조달계획서, 실거주 요건 등 대부분의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최대 70%까지 LTV 대출이 가능하며, DSR 규제도 적용받지 않는다.
또한 세법상 주택으로 분류되지만, 청약 대기자 입장에서는 오피스텔을 매입해도 무주택 자격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꼽힌다.
이처럼 규제를 피한 수요가 몰리면서 오피스텔 가격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KB부동산 월간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는 124.6으로 전달(124.5) 대비 0.1p 상승하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 오피스텔 임대수익률도 지난달 4.8%로, 2018년 이후 약 7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업계 관계자는 “아파트 대출 문턱이 유례없이 높아지면서, LTV 70%까지 가능한 오피스텔이 자금 여력이 부족한 실수요자들에게 사실상 유일한 ‘주거 사다리’로 인식되고 있다”며 “특히 아파트 청약을 포기할 수 없는 3040세대가 무주택 자격을 유지하면서 거주지를 마련할 수 있는 대안으로 오피스텔을 고려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올 연말까지 서울에서 분양하는 오피스텔로는 마포구 합정동에 이달 공급되는 ‘라비움 한강’, 동대묵누 청량리동에 분양하는 ‘청량리역 요진 와이시티’, 성동구 도선동에 들어서는 ‘왕십리역 어반홈스’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