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3 부동산 금융대책 체크 포인트 집단대출·청년 대출에 최우선으로 투입 일반 실수요자 체감 대출문턱은 그대로
금융당국이 8월 13일 발표한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 대책'에 따라 각 금융회사가 공급할 수 있는 대출 총량이 늘어나면서 대출에 목말라 있던 사람들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입주를 앞둔 실수요자가 은행의 '대출 셧다운'으로 집단대출을 못 받는 사례는 없게 될 전망이다. 다만 정부의 가계대출을 조이는 기조와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는 유지되는 만큼, 부동산에 투자하기 위해 레버리지를 일으키는 대출을 받기 어려운 상황은 그대로다. 대책 발표 이후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목표치를 기존 1.5%에서 3%로 늘리면서 금융회사에 새롭게 생긴 30조원의 대출 여력을 금융회사별로 배분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집단대출뿐 아니라 일반 주택담보대출 등 실수요자 대출 수요를 늘어난 총량 안에서 소화할 수 있도록 금융회사 각각에 한도를 나눠주는 것이다. 일단 이주비와 중도금·잔금대출은 개별 은행의 총량 관리 범위에서 빼 당국이 관리하면서 전부 공급될 수 있게 한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다.
◆ 집단대출 숨통 트인다…30조원 대출 여력
금융권 추산에 따르면 하반기 잔금대출 수요는 약 7만가구, 26조원 규모다. 다만 이 26조원이 그대로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 증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잔금대출은 기존 중도금대출을 상환하고 받는 성격이라, 기존 중도금대출 상환액만큼 대출 잔액 증가폭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상환된 중도금대출 규모만큼 총량 관리상 여유가 생긴다. 다만 차주별 잔금대출 규모와 기존 중도금대출 상환액은 예상할 수 없는 영역이라 집단대출 순증 규모를 추산하기는 어렵다는 게 금융당국의 설명이다.
대략적인 범위에서 가정한다면 은행들은 집단대출에 10조~20조원을 소요하고 남은 대출 여력은 청년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차주에게 우선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이 늘어난 대출 여력을 청년층과 중저신용자 자금 공급에 우선 활용해야 한다고 은행권에 당부한 데 따른 것이다. 금융당국은 최근 청년층의 주거자금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청년특례전세대출보증의 대상 연령과 소득 요건을 완화했다. 기존 만 34세 이하 무주택 청년에서 만 39세 이하로 대상자를 넓히고, 신혼부부의 경우 부부 중 한 명만 연소득 7000만원 이하 요건을 충족해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제도는 당장 오는 10월부터 시행된다.
◆ 투자 대출보다는 실수요자 대출 개선
그다음 남는 물량이 실수요자의 일반 주담대와 신용대출에도 쓰일 전망이다. 최근 실수요자들이 불편을 겪은 것은 은행들이 연초 배정받은 대출 총량을 소진하면서 일별 대출 한도를 크게 줄였기 때문이다. 마이너스통장을 개설하거나 주담대를 받기 위해 '오픈런'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금융당국은 이번 총량 목표치 확대로 이런 애로가 해소될 수 있다고 했지만, 실제 일반 대출에 돌아가는 여력은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다만 은행들이 총량을 관리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변동형 주담대 신규 취급을 막았거나 주담대 한도를 크게 축소했던 부분 등은 대출 총량을 더 부여받는 만큼 원복할 가능성이 높아 실수요자의 대출 접근성은 지금보다는 나아질 전망이다.
이번 총량 확대가 기존 대출 규제를 풀어주는 건 아니란 점은 유념해야 한다. 신용대출 한도 등 기존 규제가 유지되는 데다 다주택자와 투기성 부동산 수요를 억제하려는 당국의 관리 기조도 이어진다. 수도권 주담대의 경우 주택 가격에 따라 대출 한도를 6억원, 4억원, 2억원으로 차등 제한하는 규제 역시 그대로 적용된다. 은행 관계자는 "연초 부여된 총량 목표에 더해지는 추가 한도는 향후 당국이 은행별 논의를 거쳐 개별 통보할 예정이라고 한다"며 "추가 한도가 부여되더라도 가급적 실수요자를 위한 주택 관련 대출과 청년·중저신용자 대상 자금 공급에 사용해야 한다고 금융당국이 당부한 상태라 일반 대출 공급 물량은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혜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