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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도 안되는데 청약하면 뭐하나”…1순위 경쟁률 27개월 만에 ‘최저’

이하린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may@mk.co.kr)기사입력 2025.12.20 18:31:27

서울 지역 분양 공백에
전달 청약 경쟁률 하락
‘선별청약’ 현상 심해져


지난달에도 민간 아파트 청약 부진이 이어지면서 전국 1순위 경쟁률이 7대 1 이하로 떨어졌다. 청약 경쟁률은 3개월 연속으로 올해 최저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분양평가 전문회사 리얼하우스가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전국 민간 아파트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은 6.80대 1로 집계됐다.
경쟁률이 7대 1 아래를 기록한 것은 2023년 8월(6.59대 1) 이후 27개월 만이다.
월별 추이를 보면 전국 평균 청약 경쟁률은 올해 5월 14.80대 1로 정점을 찍은 뒤 하락세로 전환해 7월부터 5개월 연속 한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7월 9.08대 1, 8월 9.12대 1, 9월 7.78대 1, 10월 7.42대 1에 이어 11월 6.80대 1까지 떨어지며 7대 1 선마저 붕괴됐다.
특히 미달 단지가 많아졌다. 지난달 공급한 37개 분양 단지 중 1순위 경쟁률 1대 1 미만(=1순위 접수건수가 모집 가구 수에 미달)을 기록한 단지는 24곳으로, 전체의 64.86%에 달했다.

이는 10월(42.31%) 대비 22.55%p 상승한 수치로, 신규 분양 물량을 받아내는 수요 흡수력이 뚜렷하게 둔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달 청약 경쟁률 하락의 결정적 원인은 서울 지역의 분양 공백이다.
10월에는 세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하며 전체 평균을 견인했던 서울 단지들이 11월에는 자취를 감췄다.
그 빈자리를 경기 외곽과 지방의 대단지들이 채웠으나 대부분 1대 1을 겨우 넘기거나 미달을 기록했다.
다만 입지적 강점이 뚜렷한 일부 대도시 단지에는 수요가 쏠렸다.
경남 창원의 ‘창원 센트럴 아이파크’는 1순위 청약에서 706.6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올해 전국 최고 흥행 단지에 올랐다.
전북 전주의 ‘송천 아르티엠 더 숲(21.16대 1)’과 인천 검단 ‘호반써밋Ⅲ(43.55대 1)’ 등도 양호한 성적을 거두며 지방 대도시와 수도권 핵심지에 대한 선호도를 증명했다.
하지만 이러한 일부 단지의 활약에도 시장 전체의 냉기는 여전하다.
경기 이천 ‘이천 증포5지구 칸타빌 에듀파크’(0.06대 1), 경기 김포 ‘칸타빌 디 에디션’(0.15대 1), 경남 김해 ‘김해 안동 에피트’(0.17대 1) 등은 1대 1을 크게 밑돌며 미달됐다.
지역별 이동평균에서도 제주 0.17대 1, 광주 0.22대 1로 1대 1 미만이 고착됐고, 경북 1.59대 1·대구 1.80대 1·전남 1.09대 1 등은 낮은 경쟁률을 보였다.
반면 세종(12.51)·전북(12.46)·충북(10.15) 등은 두 자릿수를 유지해 지역별 온도차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김선아 리얼하우스 분양분석팀장은 “10·15 대책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규제지역이 확대되고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자금 마련 부담을 느낀 실수요자들의 청약 문턱이 높아졌다”며 “그 결과 전국 평균 경쟁률은 약세를 보이고, 입지에 따라 희비가 갈리는 ‘선별 청약’ 현상은 더욱 뚜렷해졌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