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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뷰 강동 신축아파트가 4억?…내년 공공분양 ‘로또’ 노려볼까 [부동산 이기자]

이희수 기자(lee.heesoo@mk.co.kr)기사입력 2025.12.20 08:49:42

[부동산 이기자-64]
내년 공공분양 2.9만호 공급
수도권에 판교급 물량나온다
고덕강일3 반값아파트 공급
수원광교에선 적금주택 첫선
3기 신도시 7500가구 대기


정부가 최근 2026년 공공분양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공공분양은 쉽게 말해 ‘정부가 파는 집’입니다. 내년에 수도권에만 총 2만9000가구를 공급한다고 합니다. 이는 경기도 성남 판교신도시에 맞먹는 규모입니다.
공공분양주택의 매력은 단연 가격입니다. 상한제를 적용받아 분양가가 주변 시세 대비 10~20% 낮게 나오기 때문입니다. 가령 주변 아파트 시세가 5억원이라면 공공분양 단지의 분양가는 4억~4억5000만원 수준이 됩니다.
입지가 좋은 곳에 공급되는 공공분양 주택엔 더욱 많은 관심이 쏠리곤 합니다. 저렴하게 살 수 있는 데다 향후 미래 가치까지 높으니까요. 많은 시세차익이 기대돼 흔히 ‘로또’란 꼬리표가 붙습니다. 그렇다면 내년에 나올 알짜 공공분양주택은 무엇이 있을까요. 오늘은 관련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유일한 서울 공공물량 ‘고덕강일’…토지임대부 주택으로
가장 주목받는 건 역시 서울 물량입니다. 그런데 내년에 예정된 서울 공공분양 물량은 딱 1곳뿐입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6년도 수도권 공공분양 공급계획에 따르면 말입니다. 서울 강동구 강일동에 지어지는 ‘고덕강일 3단지’ 아파트가 그 주인공입니다. 최고 29층, 17개동, 1305가구 규모입니다. 내년 8월 공공분양 예정이죠.

고덕강일 3단지의 최대 장점은요. 한강변에 인접한 한강뷰 단지란 겁니다. 미사한강공원, 여울빛공원 등도 가까워 주변 자연환경이 좋습니다. 또 다른 강점은 낮은 분양가입니다. 이 단지가 ‘반값 아파트’라 불리는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으로 공급되기 때문입니다. 토지는 공공이 갖고 건물만 분양하는 아파트를 의미합니다. 땅 말고 건물만 파는 아파트란 겁니다.
땅값이 빠지니까 그만큼 분양가가 저렴하게 나오겠죠. 실제 이 단지는 2023년 사전예약을 받고 예비 집주인을 뽑았는데요. 당시 추정 분양가가 전용 49㎡는 3억1445만원, 전용 59㎡는 3억5538만원에 나왔습니다. 물론 내년 8월 나올 실제 분양가는 이보다 10~20% 높게 책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럼에도 강동구 새 아파트를 4억원 안팎에 싸게 살 수 있는 거죠.
인근 시세보다 4~5억 저렴하지만…‘반쪽’짜리 비판도
바로 옆 단지인 강동리버스트 4단지와 비교해볼까요. 전용 49㎡(10층)가 지난 10월 8억4000만원에, 전용 59㎡(3층)가 지난달 9억2700만원에 각각 팔린 바 있습니다. 인근 시세와 비교하면 고덕강일 3단지 분양가가 반값보다 저렴한 겁니다. 다만 토지 소유권이 없다 보니 ‘반쪽 아파트’란 비판도 있습니다. 땅을 빌려 쓰는 거라 매달 토지 임대료를 내야 하거든요.

게다가 건물은 시간이 흐를수록 낡아집니다. 예비 집주인이 676명이나 있는 상태라 실제 공급되는 물량이 1305가구보다 훨씬 적은 것도 단점입니다. 절반 수준인 629가구 정도만 공급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하철역이 멀기도 합니다. 가까운 지하철역인 5호선 강일역까지 걸어서 30분 이상이 걸립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집값이 급등한 상황이라 서민 실수요층에겐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이) 직접적 대안이 될 수 있다”면서도 “주택은 감가상각이 이뤄진다. 장기적으론 재건축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공공분양은 민간분양에 비해 품질이 떨어진다는 인식도 있습니다.
2기 신도시 수원광교에선 지분적립형 주택 첫 선

내년에 2기와 3기 신도시에서도 공공분양 물량이 나옵니다. 2기 신도시에선 7900가구, 3기 신도시에선 7500가구가 각각 집주인을 찾습니다. 먼저 2기 신도시에선 내년 10월 공급될 수원광교 A17블록(수원시 영통구 원천동 80번지)이 주목됩니다. 이미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진 광교신도시에 들어서기 때문입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수원광교는 이미 완성된 2기 신도시”라며 “인동선 예전 역과 가깝고 광교 호수공원 접근성도 좋다. 수원에선 손꼽아 기다리는 단지”라고 설명했습니다. 아주대학교와 아주대병원이 인접한 것도 장점으로 꼽힙니다. 단지는 총 600가구 규모로 지어집니다. 그런데 이 중 240가구가 특이한 유형으로 공급됩니다.

바로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으로 풀리는 겁니다. 다른 말로 적금주택이라고 합니다. 매달 적금을 붓는 것처럼 주택 지분을 차곡차곡 적립해 20~30년 뒤 소유권을 100% 갖도록 만듭니다. 경기도가 전국 최초로 시도하는 새로운 공공분양 유형입니다. 입주 시점엔 분양가의 10~25% 정도만 내고 오랜 기간에 걸쳐 분할납부하는 방식으로 초기 부담을 확 낮췄습니다.
다만 처음 시도하는 만큼 불확실성이 큰 게 단점입니다. 내가 소유권을 100% 갖고 있는 게 아닌데 대출은 어떻게 받아야 하는지, 세금은 어떻게 내야 하는지 등 아직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많습니다. 지분을 100% 취득하기 전에 팔고 나간다면 시세차익은 어떻게 나눌지도 말입니다.
고양창릉·남양주왕숙…3기 신도시도 주목
3기 신도시에서 풀리는 약 7500가구를 기다리는 청약족도 많습니다. 내년에 고양창릉 3881가구, 남양주왕숙 1868가구, 인천계양 1290가구, 부천대장 498가구 등이 집주인을 찾습니다. 가장 많은 물량이 풀리는 고양창릉에선 S1~4블록 물량이 3월부터 6월까지 순차적으로 나옵니다. 참고로 한 블록에 아파트 단지 1개가 지어진다고 이해하면 쉽습니다.
양지영 신한투자증권 주거용부동산팀장은 “고양창릉은 GTX-A노선이 지나는 게 핵심”이라며 “서울 서북권과 물리적 인접성도 강점이다. 은평·마포·상암DMC까지 생활권이 자연스럽게 확장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고양창릉이 3만5000가구 규모로 조성되는 만큼 대규모 커뮤니티가 형성될 것이란 기대감도 높다”고 덧붙였습니다.

남양주왕숙은 서울 동북권과 맞닿은 3기 신도시입니다. GTX-B노선과 9호선 연장 등 광역교통망 확충 계획이 세워져 있는 게 장점이죠. 서울 서남권과 인접한 부천대장에서도 내년 9월 498가구가 풀립니다. 서울 강서구 마곡 업무지구가 확대되는 데 따른 배후 주거지역으로 꼽히곤 합니다.
인천계양 역시 계양산단이 인근에 있어 자족기능을 어느정도 갖추고 있죠.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3기 신도시에 대해 “서울과 근접한 물리적 위치, 교통망 신설 호재 등이 강점”이라며 “인근에 노후 구도심이 있기 때문에 준공 이후 이주 수요 발생이 예상되기도 한다”고 밝혔습니다.
학원가 인근 장점 안양관양…직주근접 성남 물량도
이 외에도 전문가들은 오는 4월 풀리는 안양관양 A1·2블록(404가구), 5월 공급되는 성남낙생 A1블록(933가구), 7월 나오는 성남복정 A1블록(594가구) 등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학원가가 인접해 있다거나 직주근접이 뛰어나다는 게 이유입니다.

박지민 대표는 “관양 지구는 안양에서 가장 가격대가 높은 지역”이라며 “평촌 학원가를 이용할 수 있는 위치란 강점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윤수민 위원은 성남낙생·복정에 대해 “서울과 판교 접근성이 우수한 직주근접 단지로 꼽힌다”고 언급했습니다.
공공분양을 노리는 이들이 주의해야 할 사항도 있습니다. 공공분양은 전매 제한과 실거주 의무가 민간분양보다 강하게 적용되곤 합니다. 양지영 팀장은 “인프라가 완성되기까지 오랜 기간이 걸려 입주 초기엔 생활이 불편할 수도 있다. 이미 인프라가 잘 구축된 곳 인근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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