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뉴스

매일경제

대출규제 이후에도 초양극화 100억 넘는 아파트 거래 급증

이희수 기자(lee.heesoo@mk.co.kr)기사입력 2025.09.05 19:59:33

올들어 29건 … 작년치 돌파
성수 290억 등 한강변 몰려




최근 6·27 대출규제 등에도 불구하고 올 들어 100억원이 넘는 초고가 아파트 거래가 속속 체결되며 벌써 작년 한 해 거래 건수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주택 시장이 전반적으로 거래가 위축됐지만 현금부자들에겐 상대적으로 영향이 작단 의미다. 부동산 시장의 '초양극화'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는 양상이다.
5일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올해 1~8월 서울에서 체결된 100억원 이상 아파트 매매 거래는 총 29건으로 집계됐다. 아직 연말이 아닌데도 지난해 거래 건수(23건)를 훌쩍 넘어선 것이다. 역대 가장 많은 거래 수치이기도 하다.
지역별로 보면 올해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11건)과 용산구 한남동(11건)에서 100억원 이상 초고가 단지 거래가 가장 많이 발생했다. 압구정에선 특히 재건축 단지 거래가 활발했다. 중심부 입지에 규모가 가장 커 대장주로 불리는 압구정3구역에서 7건, 재건축 속도가 제일 빠른 압구정2구역에서 4건이 각각 거래된 것이다. 압구정3구역은 최고 70층, 5175가구 규모, 압구정2구역은 최고 70층, 2571가구 규모로 한강변 랜드마크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한남동에선 나인원한남(8건)과 한남더힐(3건)이 각각 100억원 이상 매매가로 거래됐다. 다음으로는 성동구 성수동(3건), 서초구 반포동(2건), 강남구 청담동(2건) 순이었다. 이 중 성수동 아크로서울포레스트 펜트하우스 전용면적 274㎡(47층)가 지난 6월 290억원에 거래되며 국내 아파트 단지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뷰티테크 기업 APR을 창업한 김병훈 대표가 매입했다고 알려진 곳이다.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최대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는 6·27 대출규제 시행 이후에도 초고가 단지 거래는 4건이나 발생했다. 7월 들어 청담동 PH129 전용면적 274㎡(12층)가 190억원, 압구정동 신현대11차 전용 171㎡가 100억원에 각각 팔린 것이다. 물론 두 단지 모두 규제지역에 속한 만큼 토지거래허가 절차로 인해 계약일 신고가 늦어진 걸 수도 있다.
하지만 8월 들어서도 나인원한남 전용면적 244㎡(5층)가 167억원에, 같은 단지·평형 4층이 160억원에 각각 거래됐다. 6·27 대출규제로 인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전반적으로 주춤한 것과는 사뭇 대조된다.
[이희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