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위 아파트값 12억원 돌파
年소득 5805만원 중산층가구
단순 계산해도 20년넘게 걸려
공공아파트 소득기준 걸리고
청약 당첨기회도 거의 없어
중산층 '이중 배제' 현실화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중산층의 구매력이 빠르게 약화하고 있다. 소득 기준으로 중산층에 해당하는 3분위 가구가 이제는 같은 '3분위' 가격대의 아파트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구조가 굳어지고 있는 것이다. 집값은 빠르게 오르고 대출 규제는 강화되면서, 민간 주택시장 진입도 어렵고 공공지원 대상에서도 밀려나는 '이중 배제' 현상이 확산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KB부동산에 따르면 2026년 3월 기준 서울 아파트 3분위 평균 매매가격은 12억157만원이다. 반면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소득 3분위 가구의 연 소득은 5805만원(2025년 기준) 수준으로, 이를 기준으로 산출한 소득대비주택가격배율(PIR)은 20.70배다. 단순 계산상 연 소득을 전액 저축하더라도 20년 이상이 소요되는 수준이다.
문제는 이 같은 격차가 단기간에 빠르게 확대됐다는 점이다. 2025년 6월 서울 3분위 아파트 가격은 10억2660만원으로, 당시 PIR은 17.68배 수준이었다. 이후 가격이 꾸준히 상승하면서 2026년 3월에는 12억원을 넘어섰고, PIR 역시 20배를 돌파했다. 약 10개월 만에 PIR이 17배대에서 20배대로 급등한 셈이다.
집값은 월별 빠르게 오르는 반면 소득은 연 단위로 완만하게 증가하는 구조가 격차를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대출 규제 강화로 자금 조달 여건까지 악화하며 중산층의 주택 구매 가능 구간은 빠르게 축소되고 있다.
현재 구조에서는 대출을 활용하더라도 자기자본 부담이 여전히 크기 때문에 진입이 쉽지 않다. 12억원대 주택에 LTV 50%를 적용하면 약 6억원의 자기자본이 필요하다. 소득 3분위 가구의 자산 축적 수준을 고려하면 사실상 접근이 어려운 수준이다. 과거에는 소득 3분위가 중저가 주택 시장의 주요 수요층으로 기능했지만, 이제는 동일 분위 주택에도 진입하기 어려운 구조로 바뀌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1·2인 가구 모두 포함) 가구 중위소득은 4696만원, 중위 순자산은 2억4625만원으로 나타났다. 나아가 소득이 중위 수준 이상이면서도 자산은 중위 수준에 못 미치는 가구가 전체의 약 12%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소득 기준으로는 중산층에 해당하더라도, 실제 자산 축적 수준과 주택시장 진입 가능성은 그에 미치지 못하는 '미스매치'가 확대되고 있다는 셈이다.
이들 가구는 소득이 높아 공공주택이나 청약 등 정책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지만, 자산 부족으로 민간 시장 진입도 어려운 '이중 배제' 상황에 놓인다. 소득 기준으로는 중산층이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소득 수준에 부합하는 구매력을 갖추지 못하게 되는 계층이 확대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변화는 최근 시장에서 나타나는 중저가 거래 증가 흐름과도 맞물린다. 노원·강서·구로 등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거래가 늘고 있지만, 이를 단순한 실수요 회복으로 해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존에는 3분위 수요가 감당할 수 있던 가격대가 상향되면서, 상대적으로 접근 가능한 하위 가격대로 수요가 몰리는 구조적 이동이라는 분석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버는 돈은 대개 정해져 있지 않나"라면서 "주택 매매 가능성이 떨어지면 전월세 임차 수요가 자극될 수밖에 없는데, 현재 매물 부족으로 시장 참여자들의 불안감이 자극되는 악순환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박소은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