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이용안 기자(lee.yongan@mk.co.kr)기사입력 2026.04.21 14:09:49

정비사업 조합에서 이주비 대출을 받지 않은 조합원까지 이주비 대출 관련 사업비의 이자까지 부담하는 건 부당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주비 대출의 이자가 조합원별 대출 규모에 따라 차등 부과되는데, 이와 관련한 사업비의 이자는 모든 조합원이 부담하는 게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주장이다.
2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조합들은 이주비 대출 상환 방식으로 이자 후불제를 채택하고 있다. 조합이 무상으로 조합원의 이자를 대납하면 배당소득세를 내야 한다는 국세청의 판단에 따라 비용을 줄이기 위한 선택이다. 이자 후불제란 조합이 조합원의 이주비 대출 이자를 먼저 금융사에 납부하고, 나중에 이 비용을 조합원에게 한 번에 청구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조합이 조합원의 이주비 대출 이자를 금융사에 대신 내줄 여력이 없어 추가 사업비 대출을 통해 이자 납부 재원을 마련하는 데서 발생한다. 사업비를 다른 금융사에서 빌리는 과정에서 또 다른 이자가 생기기 때문이다. 통상 조합은 이주비 대출의 이자는 조합원별 대출 규모와 기간에 따라 별도로 책정해 부과한다. 하지만 이를 대납하기 위한 사업비 대출의 이자는 이주비 대출 유무와 상관없이 모든 조합원에게 부담을 지우고 있다.
예컨대 1000명의 조합원으로 구성된 조합에서 조합원당 평균 5억원의 이주비 대출이 신청됐다면, 총 이주비 대출 규모는 5000억원이다. 금리가 5%라면, 매년 250억원의 이주비 대출 이자가 책정된다. 조합은 이 250억원을 대납하기 위해 추가로 사업비 대출을 받는다. 사업비 대출의 금리도 5%라면 매년 12억5000만원의 이자가 새로 생기는데, 이 비용을 현재 이주비 대출을 받지 않은 조합원까지 내고 있다. 조합원당 매년 125만원 수준인데 이주와 착공 기간이 6년 이상 걸리는 상황을 고려하면, 최종적으로는 1000만원에 가까운 비용이 발생한다.
다만 사업비의 이자까지 조합원별로 차등 부과한다면 다른 사업비에 대해서도 차등 부과해야 한다는 요구가 빗발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재개발 지역의 철거만 해도 각 주택을 기준으로는 철거비용이 다를텐데 이런 것까지 하나하나 조합원별로 비용을 계산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이라며 “사업 속도를 높이는 게 비용을 최소화하는 길인 만큼
한편 이처럼 정비사업 조합의 자금관리 업무가 복잡하다보니 아예 이를 전문으로 하는 자금관리 업체도 생겨나고 있다. 또 조합의 자금관리를 돕는 ‘조합온’이라는 시스템도 등장했다. 금리 변동에 따른 조합원별 대출 이자와 보증료 등을 자동으로 산출해주는 게 특징이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