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수도권 인기 아파트에서 같은 평형, 같은 단지임에도 전세 가격이 수억 원씩 차이나는 ‘전세 이중가격’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계약갱신청구권을 활용해 기존 전세금 수준을 유지하는 세입자들이 늘면서 갱신 계약과 신규 계약 사이 가격 격차가 커지고 있다.
2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 84㎡는 지난달 갱신 계약을 통해 17억85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종전 보증금에서 5%만 인상된 금액이다.
반면 같은 단지 신규 전세 시세는 20억원 이상. 지난해 10월에는 같은 평형이 24억원에 계약되기도 했으며, 11월 신규 계약은 22억원이었다. 즉, 갱신 계약과 신규 계약 간 가격 차이가 최대 6억원까지 벌어졌다.
강남권 다른 단지도 비슷한 상황이다. 도곡렉슬 전용 84㎡는 시세가 15억~16억원대지만, 지난해 12월 말 갱신 계약은 13억원에 체결돼 약 3억원 차이가 발생했다. 서초구 동부센트레빌 전용 145㎡는 신규 계약이 29억원인데, 갱신 계약은 25억7250만원으로 3억원 이상 차이가 났다.
과천에서도 전세 이중가격이 나타났다. 과천자이 전용 84㎡는 지난달 갱신 계약이 9억4500만원에 체결됐지만, 시세는 12억원 수준으로, 약 2억5000만원 차이가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전세 가격이 매매가 흐름과 연동되는 구조라며, 집값이 크게 오른 지역일수록 전세 상승폭이 커져 갱신 계약과 신규 계약 간 가격 차이가 더 두드러진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