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이기자-65] 육아휴직 주담대 원금상환유예제 1월 31일부터 은행권서 본격시행 9억원 이하 1주택, 대출 1년 경과 본인·배우자 육아휴직때 지원대상 최대 3년간 원금상환 유예하지만 매달 이자는 그대로 납부해야해 오래된 대출일수록 체감 효과 커
아이를 낳거나 초등학교에 처음 보낼 때 흔히 육아휴직을 쓰곤 합니다.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은 소중하지만 부부 중 한 사람의 소득이 확 줄어드는 건 아무래도 고민이죠. 만약 어렵게 내 집 마련에 성공한 부부라면요. 매달 갚아야 하는 주택담보대출이 부담스러울 겁니다.
그래서 정부와 은행권이 나섰습니다. 육아휴직자가 주택담보대출의 원금을 갚는 시기를 조금 미뤄주기로 했습니다. 이른바 ‘육아휴직 주택담보대출 원금상환 유예제도’입니다. 저출산 문제를 해소하는 차원에서 오는 1월 31일부터 시행한다는데요. 이 제도를 자세히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9억원 이하 1주택’ 육아휴직 가정 지원
신청 자격부터 살펴보죠. 일단 대출받은 사람(차주) 본인 또는 배우자가 육아휴직 중인 경우에만 신청이 가능합니다. 육아휴직 증명서 등 휴직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를 제출해야 하죠. 증명서엔 휴직 기간도 명시돼 있어야 합니다. ‘신청일’을 기준으로 실제 육아휴직 중임이 확인돼야 대출 원금 상환을 잠시 미뤄줍니다. 모든 주택담보대출이 대상이 되는 건 아닙니다. 신청 시점 기준으로 주택 가격이 9억원 이하일 때 지원 대상이 됩니다. 9억원이 넘는 주택에 살고 있는 육아휴직 가정이라면 아쉽게도 제도의 혜택을 누릴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다주택자도 지원하지 않습니다. 1주택자만 신청이 가능한 제도입니다.
언제 대출을 받았는지도 따져봐야 합니다. 대출을 받은 지 1년 이상 됐을 때부터 지원하기 때문입니다. 대출을 실행하자마자 바로 부부 중 한 사람이 육아휴직에 들어간다면 제도 혜택을 누릴 수가 없습니다. 이 같은 여러 조건을 다 충족하는 사람이라면요. 이젠 혜택이 무엇인지 알아봐야겠죠.
원금 상환 1~3년 미뤄줘…여전히 이자는 상환해야
핵심은 ‘원금’ 갚는 시기를 미뤄준다는 겁니다. 여전히 이자는 매달 상환해야 해요. 보통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면 차주는 원금과 이자를 더한 ‘원리금’을 매월 갚게 됩니다. 이 원리금 중 원금에 대해선 상환을 일정 기간 미뤄준다는 게 제도의 골자입니다.
얼마나 미뤄주냐고요. 최초 신청하면 최대 1년간 원금 상환을 유예해 줍니다. 그런데 어떤 직장은 육아휴직을 2~3년간 길게 쓸 수 있죠. 이렇게 육아휴직이 계속되는 경우라면 1년씩 최대 2회 연장이 가능합니다. 쉽게 말해 최대 3년 동안 원금 갚는 걸 미룰 수 있습니다. 신청이 가능한 곳은요. 은행연합회 회원인 제1금융권 위주입니다. 5대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과 iM뱅크, 인터넷은행(케이·카카오·토스뱅크), 지방은행(BNK부산·경남·광주·제주·전북은행), 외국계은행(SC제일·한국씨티은행), 정책금융기관(한국산업은행, IBK기업은행) 등이 동참할 방침입니다.
오래전 주담대일수록 원금 유예 효과 커
이해를 돕는 차원에서 아주 대략적인 시뮬레이션을 해보겠습니다. 어떤 부부가 2025년 1월에 9억원짜리 집을 사기 위해 생애최초 주택담보대출을 일으켜 6억원을 빌렸다고 가정하죠. 대출 금리는 연 4%, 대출 기간은 30년입니다. 원리금균등상환 방식을 택해 매월 약 287만원을 은행에 내게 됐습니다.
대출을 받고 약 1년이 지난 올해 2월에 육아휴직 가정이 돼 이 제도를 신청했다면요. 납부 13회차 정도가 되겠죠. 원금이 약 90만원, 이자가 약 197만원 정도로 원리금(287만원)이 구성될 겁니다. 원래라면 287만원을 갚아야 하지만, 육아휴직 가정은 이 중 원금 90만원을 빼고 이자 197만원만 내면 됩니다. 원금 90만원은 최소 1년, 최대 3년간 상환이 유예되죠. 원리금균등상환 방식은 대출받은 초기엔 이자 비중이 높고, 갈수록 원금 비중이 커지는 구조입니다. 다시 말하면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지 오래된 가정일수록 이 제도의 혜택이 더 크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가령 이번엔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하는 시기에 맞춰 육아휴직을 썼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위와 같은 조건의 대출을 8년 전에 받은 거로 해보죠. 그렇다면 납부 97회차부터 이 제도의 지원을 받게 될 겁니다. 이때는 원금이 약 119만원, 이자가 168만원 정도로 원리금(287만원)이 구성될 것으로 추산됩니다. 육아휴직 가정은 이 중 원금 119만원을 뺀 이자 168만원만 갚으면 됩니다. 원금 119만원은 최소 1년, 최대 3년간 갚는 걸 미뤄주는 거죠. 물론 실제 원금 규모는 차주마다 제각각일 겁니다. 개념 이해를 돕기 위한 예시이니 참고만 해주세요.
정책대출 넘어 민간대출로 확대 시행
보금자리론과 디딤돌대출과 같은 정책대출을 받은 이들은 이미 이 제도의 혜택을 보고 있었습니다. 원래 정책대출에만 적용되던 제도가 1월 31일부터 민간대출에도 확대 적용되는 셈이죠. 정부가 지원하는 일부 정책대출은 육아휴직 원금상환유예 제도의 혜택이 더욱 큽니다. 주택금융공사(HF)가 운영하는 보금자리론이 대표적입니다. 보금자리론을 받은 차주가 육아휴직에 들어가면요. 원금 상환을 총 5회 유예할 수 있습니다. 한번 유예할 때 기간은 최대 1년입니다. 결국 5년 정도 원금 갚는 걸 미룰 수 있는 거죠. 첫째에 이어 둘째를 바로 낳는 경우 등이 해당 될 겁니다.
다만 내집마련 디딤돌대출은 민간 영역과 마찬가지로 총 3회, 최대 3년간 유예할 수 있습니다. 보금자리론과 디딤돌대출 모두 대출을 실행한 은행에서 유예를 신청하면 됩니다. 은행연합회 측은 “이번 제도 확대가 육아휴직 기간 중 발생하는 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고 보다 안정적인 육아 환경 조성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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