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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전세계약 30% 실종…‘전세 절벽’ 현실화에 신규 세입자 곡소리

백지연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gobaek@mk.co.kr)기사입력 2025.10.02 10:53:59


6·27 부동산 대책 시행 이후 두 달간 전국 아파트 전세 시장에서 신규 계약이 전년 대비 30% 가까이 급감하며 ‘전세 절벽’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데이터 분석 결과가 나왔다.
1일 부동산 중개업체 집토스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지난 7월부터 8월까지 전국 아파트 신규 전세 계약 건수는 5만5368건으로 전년 동기(7만7508건) 대비 28.6%나 감소했다.

 

축소되고 왜곡되는 전세 시장…‘신규 계약’만 사라졌다


6·27 대책이 갭투자를 위축시키자 그 여파가 전세 시장의 공급 부족으로 이어지며 시장 전체가 축소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기간 전국 아파트의 전체 전세 계약 수는 8만9220건으로 전년 동기(10만4869건) 대비 15% 감소했으며, 2023년 동기(11만4361건)와 비교하면 22%나 감소한 수치다.


문제는 이 시장 축소가 시장 참여자 모두에게 동일하게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데이터 분석 결과 전세 매물이 급감하자 기존 세입자들은 이주를 포기하고 현재 주거지에 머무르는 경향이 뚜렷해졌다는 평가다.


실제 이 기간 갱신 계약은 3만3852건으로 전년 동기(2만7361건) 대비 23.7%나 급증했다. 반면 새로 집을 구하는 신규 계약은 28.6%나 급감하며 새로운 세입자들이 시장에 진입조차 못 하는 공급 쇼크가 발생했음을 입증했다.


특히 이번 분석에서 전세 절벽의 고통이 신규 세입자에게 집중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례로 서울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아너힐즈’ 전용 59.7479㎡의 경우 이 기간 갱신 계약은 평균 9억7167만원에 이루어졌지만 신규 계약은 이보다 2억4000만원가량 비싼 평균 12억1000만원에 체결됐다. 신규 세입자가 약 25%의 프리미엄을 지불한 셈이다.

 

 

전세 못 구한 수요, 월세로 밀려나

전세를 구하지 못한 수요가 월세 시장으로 이동하는 풍선 효과도 관측됐다. 같은 기간 아파트 월세 계약은 8만2615건으로 전년 동기(7만9268건) 대비 4.2% 증가했다.


갱신 계약(8.7% 증가)과 신규 계약(2.6% 증가)이 모두 늘어나 전세 시장의 불안이 월세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재윤 집토스 대표는 “6·27 대책이 갭투자를 위축시킨 효과가 전세 시장의 공급 부족과 신규 세입자의 주거비 부담 증가라는 심각한 부작용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며 “법적 권리를 통해 주거를 연장하는 기존 세입자와, 높은 ‘입장료’를 내고 시장에 진입해야 하는 신규 세입자 간의 격차가 커지고 있어 임대차 시장의 이중 구조화가 우려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전세 시장 안정을 위한 별도의 공급 대책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시장 불안은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