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 10위 밖 맴도는 서울 美·英 선진국은 물론 中까지 일찍이 메가시티 전략 추진 일본도 도쿄·오사카·나고야 3개 초광역거대도시권역 구상 위성도시 서울에 편입하려면 도시계획적 거대 관점서 봐야
◆ 메가시티 시동 ◆
일본 경제평론가 오마에 겐이치는 '더 넥스트 글로벌 스테이지'에서 국경 없는 글로벌 경제 시대에는 기존 국가(the nation states) 대신 지역국가(the region states)가 세계 경제를 조직화하는 새로운 경제 단위로 부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세계의 메가시티(Mega City) 경쟁을 예고한 셈이다.
실제 메가시티로 사람과 돈이 몰리고, 점점 더 큰 힘을 가지게 되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교통과 정보통신기술(ICT)이 획기적으로 발전하면서 수많은 사람이 모여 사는 데 따른 혜택이 비용보다 점점 더 커지기 때문이다. 특히 경제구조가 제조업 중심에서 지식경제로 전환되면서 지식근로자들이 메가시티에 모여 일하는 것이 높은 경쟁력을 가지게 됐다. 앨런 스콧 미국 UCLA 교수는 "금융, 게임, 기술산업의 50~60%가 메가시티에 존재하며 이런 경향은 계속 심해질 것"이라며 "메가시티는 1950년대에 2개, 1975년에 3개였지만 2010년 21개로 늘었고 2025년에는 29개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이 같은 경향을 인식하듯 미국·영국·프랑스 등은 국가 경쟁력을 위해 이미 메가시티를 넘어 메가리전(mega-region, 교통·물류 등 사회기반시설을 공유하고 경제·산업적 연계가 긴밀한 인구 1000만명 이상의 도시 연결권역) 전략을 시행 중이다.
영국은 1980년대 중반부터 연합권한(combined authority) 제도를 도입해 도시권역을 묶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해왔다. 두 개 이상의 지방정부 요청이 있으면 지방자치단체 연합기구를 구성해 기존 행정구역 단위에서 해결이 어려운 광역적 이슈, 경제, 토지, 주택, 인프라스트럭처, 고용 등의 문제를 해결했다. 최근에는 런던과 남동부 6개 연합체가 초광역정부(ODIE)를 설립했다. 영국 중앙정부는 2030년대 이후에는 이 기구 범위를 북부 맨체스터와 리즈 일대까지 확장하는 계획도 갖고 있다.
프랑스는 파리와 인근 지역의 체계적 관리를 목표로 2016년 지자체 간 협력 공공재단 성격의 그랑파리 메트로폴(Metropole du Grand Paris)을 발족했다. 프랑스 정부는 파리권의 영역을 영불해협으로 확대하고, 유럽 경제 허브로 도약하기 위해 약 10년 전부터 광역 개발 체제를 위한 '그랑파리'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그랑파리 메트로폴 구역에는 프랑스 인구의 20%인 700만명이 거주하며 관할 면적은 파리의 8배인 800㎢ 수준이다. 파리를 중심으로 인근 131개 자치단체를 하나로 묶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최근 이 지역 중심으로 개발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미국도 버락 오바마 정부 시절 광역적 공간전략 추진을 위해 '아메리카(America) 2050' 프로그램을 제안했다. 뉴욕 LA를 비롯한 기존 대도시를 중심으로 11개 메가리전을 제시하고, 공간적 협력과 인프라 투자 필요성을 강조했다. 메가시티를 발전시키는 전략은 선진국뿐만이 아니다. 중국은 2015년부터 수도 베이징과 톈진·허베이 등 인접 도시를 묶어 중국 북방의 성장 거점 메가시티로 개발한다는 징진지(京津冀)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베이징과 톈진의 성장 동력으로 낙후한 허베이를 발전시키는 동시에, 베이징의 인구 과밀화와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취지다. 세 도시 인구를 모두 합치면 1억900만명에 달한다. 인도 역시 뭄바이를 중심으로 한 메가시티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제대로 된 메가시티 전략은 찾을 수 없다는 게 도시계획학자들 주장이다. 당장 한국에서 연계성이 가장 강하다는 수도권조차 서울 따로, 경기 따로 '자기들만의 개발계획'을 추구하면서 엇박자가 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서 서울의 도시 경쟁력도 몇 년째 제자리걸음이다. 글로벌 컨설팅사 AT커니의 '2023 글로벌 도시(Global Cities 2023)'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도시지수(Global Cities INDEX·GCI)' 순위에서 서울은 전 세계 128개 도시 중 몇 년째 10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뉴욕, 파리, 도쿄 등은 물론이고 베이징, 상하이 등 중국 대도시에도 뒤지는 상태다.
김현수 단국대 도시계획학과 교수는 "초고속열차와 자율주행차 같은 신개념 교통수단이 일상화하면 이동속도가 혁신적으로 빨라지기 때문에 도시광역화가 자연스럽게 이뤄진다"며 "김포 등에 대한 서울 편입 논란을 정치적 관점이 아니라 경제학적으로, 도시계획학적으로 들여다보고 거대담론 관점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손동우 부동산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