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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영상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ifyouare@mk.co.kr)기사입력 2026.04.06 08:39:54

기초연금 예산 규모가 10년 새 3배 이상 커졌음에도 정작 혜택을 받아야 할 사람 중 상당수는 여전히 연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6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공적 노후 소득 보장체계 재구조화와 신청주의 개선: 기초연금을 중심으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기초연금 예산은 2014년 6조9001억원에서 2023년 22조5493억원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65세 이상 어르신 중 기초연금을 받는 사람의 비율인 수급률은 2023년 기준 67%에 머물고 있다. 이는 정부가 목표로 세운 70%에 미치지 못할뿐 아니라 최근 몇 년 동안 비슷한 수준에서 정체된 모습이다.
보고서는 이 같은 수급률 정체의 주된 이유 중 하나로 ‘신청주의 원칙’을 지적했다.
신청주의란 국가가 알아서 연금을 주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가 직접 신청해야만 급여를 주는 방식을 뜻한다.
문제는 이 같은 신청과정이 노인들에게 매우 어렵고 복잡하다는 것. 연금을 받을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소득인정액 계산방식은 소득(벌이)과 재산을 합치고 각종 공제를 적용하는 등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구조로 돼 있다.
보고서는 “제도의 복잡성이 신청주의와 만나면서 노인들이 본인의 수급 자격을 판단하기 어렵게 만들고 행정적 비효율을 낳고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제도간 충돌로 인해 일부러 신청하지 않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기초생활보장 생계급여를 받는 노인들의 경우 기초연금을 받으면 그만큼 생계급여가 깎이기 때문에 연금을 신청하는 것이 되레 불리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보고서는 “개인의 무관심 때문이 아니라 제도끼리 서로 잘 맞지 않아 발생하는 구조적인 문제”라고 꼬집었다.

보고서는 “단순히 신청서류를 줄이는 수준의 개선으로는 한계가 있다”면서 “선정 기준과 급여 계산 방식을 지금보다 훨씬 단순하게 바꾸는 작업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국민연금을 청구할 때 기초연금 수급 여부도 한꺼번에 결정되도록 제도를 연계하는 등 근본적인 재구조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