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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8000 가려면… ‘징벌적 상속세’부터 손봐야”

안갑성 기자(ksahn@mk.co.kr)기사입력 2026.04.08 15:10:26

국회 자유경제포럼·한국경영인학회
‘상속증여세 개편방안’ 심포지엄 개최
25년째 묶인 과표…서울 아파트 절반이 타깃
獨·日처럼 납부유예 늘리고 ‘조건부 혜택’ 줘야



세계 최고 수준의 ‘징벌적 상속세’가 기업의 장기 투자를 가로막아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심화시키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쏟아졌다.

특히 25년째 굳게 닫힌 상속세 과세표준 탓에 부유세로 출발했던 상속세가 서울에 아파트 한 채만 있어도 내야 하는 ‘중산층 세금 폭탄’으로 변질되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국회 자유경제포럼(대표의원 박대출)과 한국경영인학회(회장 이웅희) 공동 주최로 열린 ‘코스피 8천과 가업승계 활성화를 위한 상속증여세 개편방안’ 심포지엄에서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강도 높은 상속세 개편 요구가 이어졌다.

 

◆ 25년간 멈춘 과표…서울 아파트 절반이 ‘잠재적 과세 대상’


발제자로 나선 신현한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는 상속세가 더 이상 고액 자산가들만의 문제가 아님을 수치로 증명했다.

2000년 이후 최저임금이 1600원에서 2025년 1만0030원으로 약 6.3배 오르고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3배 이상 폭등하는 동안 상속세 일괄공제액(5억원)은 25년째 제자리를 걸었다.

신 교수는 “과거 상위 2% 세금이던 상속세가 이제는 서울 아파트 소유자의 절반 이상인 53.1%를 잠재적 과세 대상으로 편입시켰다”며 “물가 상승을 반영하지 못해 실질 가치가 하락한 소득과 자산까지 세금으로 흡수하는 ‘소리 없는 증세’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속세가 기업의 영속성을 훼손한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현재 한국의 상속세 최고세율은 50%로 OECD 평균(15%)을 훌쩍 넘으며 최대주주 할증평가(20%)까지 더해지면 실질 최고세율은 60%에 달해 사실상 세계 1위다.

전문가들은 과도한 상속세가 기업가치 산정의 핵심인 ‘할인율’을 높이고 ‘성장성’을 깎아내려 결국 주가 하락으로 이어진다고 입을 모았다.

박훈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가업승계를 준비하는 기업인의 95%가 조세 부담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으며 승계 실패로 휴·폐업하는 기업이 40.5%에 달한다”며 “이는 단순한 부의 이전 문제가 아니라 장수기업의 노하우 단절과 국부 유출이라는 거시경제적 손실을 초래한다”고 경고했다.

 

 

◆ 글로벌 트렌드는 ‘세율 인하’…납부유예 등 정교한 설계 시급


해외 선진국들은 이미 상속세를 폐지하거나 대폭 낮추는 추세다. 스웨덴은 2005년 상속세를 전격 폐지해 자본 유출을 막고 기업 투자를 활성화했으며 대만은 2009년 최고세율을 50%에서 10%로 낮춰 해외 자본의 국내 유입을 이끌어냈다.

이에 따라 심포지엄에서는 가업승계 활성화와 주가지수 8000 시대를 열기 위한 ‘5대 핵심 과제’가 제시됐다. 구체적으로 ▲최고세율 30% 내외로 단계적 인하 ▲물가 연동제 도입 및 과표·공제액 현실화 ▲유산취득세 전환 ▲최대주주 할증평가 폐지 등이다.

또한 무조건적인 감세가 아닌 ‘기업 존속과 고용 유지’를 조건으로 하는 정교한 제도 설계도 주문했다. 현행 제도를 개량한 ‘성과연동 단계형 가업상속공제’나 독일·일본처럼 기업을 운영하는 동안에는 과세를 이연해 주는 ‘납부유예 중심의 제도 확대’가 대안으로 떠올랐다.

박대출 의원은 개회사를 통해 “독일과 일본이 수만 개의 100년 기업을 동력 삼아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단 15개 남짓에 불과하다”며 “징벌적 과세의 굴레를 벗겨내고 우리 기업들이 대를 이어 기술과 노하우를 계승·발전할 수 있도록 제도를 합리화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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