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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위 공원' 놓고 엇갈린 서울시·국토부

임영신 기자(yeungim@mk.co.kr)기사입력 2026.03.30 17:05:39

서울시 "건물위에 공원 건설
주택 지을 공간 더 늘어나"
국토부는 "시민 접근 어려워
땅 위에 공원 짓는 게 타당"
日 등 해외선 활용사례 많아
선별적 도입 등 절충 필요해




서울시가 규제철폐로 도입한 입체공원에 국토교통부가 제동을 걸고 나섰다. 입체공원은 건축물 상부 등 인공 지반에 조성한 녹지 공간이다. 정비사업에서 입체공원을 '공원 시설'로 인정하면 주택을 지을 공간을 더 확보할 수 있다는 시의 입장과 자연 지반(땅)에 지은 공원보다 일반 시민들의 접근성이 떨어진다며 이를 반대하는 국토부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3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서울시에 토지 소유권 확보를 전제로 자연 지반에 짓는 공원을 조성하는 게 타당하다는 취지의 공문을 보냈다. 입체공원을 재건축·재개발에서 확보해야 하는 의무 공원 면적으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방침을 전달한 것이다.
현행 '공원녹지법'에 따르면 대지 5만㎡ 이상, 1000가구 이상 정비사업에서는 일정 규모 이상의 공원을 조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 조합 등 사업자는 땅의 일부를 떼서 공원으로 기부채납한다. 이에 서울시는 빈 땅이 부족한 도심 환경을 고려해 공원을 자연 지반 녹지로 제한할 것이 아니라 입체공원도 포함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공원은 오래 유지되고 누구나 이용할 수 있어야 하는데 입체공원은 이런 요건을 충족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입체공원은 서울시가 건축물 상부에 조성된 공원에 대한 소유권을 갖고, 하부에 들어간 커뮤니티 시설 등은 구분지상권을 설정해 민간이 소유하는 구조다. 일본·네덜란드 등 해외에선 이 같은 입체공원이 이미 도입된 사례가 많다.
반면 국토부는 이런 이중 소유 구조 때문에 공원의 영속적인 관리가 쉽지 않을 수 있는 데다 일반 시민이 자유롭게 이용하는 데 제약이 있다는 우려 때문에 땅에 조성한 공원만 인정하겠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이를 두고 국토부가 지나치게 보수적인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입체공원은 주택 공급뿐 아니라 주거 환경 개선 효과 등 장점이 있어서다. 입체공원 시범단지인 강북구 미아동 130 일대는 공원 면적만큼 아파트 용지가 늘어나면서 용도지역 상향 없이도 체감 용적률이 250%에서 273%로 높아지고, 주택 물량이 170가구 증가했다.
시는 입체공원 면적의 80%를 법적 공원 의무 면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응암동 675 재개발 사업은 공원 의무 면적이 3360㎡다. 입체공원(3000㎡)을 도입하면 80%인 2400㎡를 인정 받고, 여기에 기부채납 1000㎡만 더하면 공원 의무면적 기준을 충족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아낀 땅엔 주택을 더 짓고, 그만큼 사업성이 개선될 여지가 생긴다. 서울시에 따르면 입체공원을 적용하면 주택 물량이 단지별로 평균 100가구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됐다. 입체공원이 평지 공원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시가 마련한 입체공원 설치·운영 기준에 따르면 입체공원은 면적 3000㎡ 이상, 폭 30m 이상으로 조성해야 한다. 큰 나무를 심고 숲길 등을 조성하기 위해 흙은 2m 이상 깔고, 자동으로 물을 주는 장치 등을 설치해야 한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요즘 아파트 단지에서 조경은 하나의 브랜드"라며 "웬만한 평지 공원보다 근사하게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입체공원을 공원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은 정부가 지난 9·7 대책에서 중소 규모 사업지는 주택을 더 지을 수 있도록 공원·녹지 확보 기준을 완화한 정책 기조와 역행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지엽 성균관대 건축학과 교수는 "구릉지 등 지형적 한계로 사업성이 낮은 지역에 입체공원을 선별적으로 도입하면 정비사업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공원이 시민의 공간으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관리 체계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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