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이종화 기자(andrewhot12@mk.co.kr)기사입력 2026.03.29 19:44:51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뉴욕 증시의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시장 내 비중이 큰 기술주의 하락폭이 확대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이 더 커지는 모습이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3~27일(현지시간) 5거래일 동안 매그니피센트7(M7) 종목들의 시가총액이 1조1440억달러(약 1726조원) 증발했다. M7은 뉴욕 증시 주요 기술주를 지칭하는 용어로 엔비디아·애플·알파벳(구글)·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메타플랫폼(페이스북)·테슬라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기간에 M7 종목들이 평균 6.40% 급락하면서 나스닥 종합지수 역시 약 4.55% 하락했다. 사상 최고가(2만4019.99) 대비 약 12.79% 급락한 나스닥 종합지수는 현재 조정장에 진입한 상태다.
다우지수도 27일 기준 고점 대비 약 10.58% 하락하면서 조정장에 진입했다. S&P500지수 역시 고점 대비 9.05% 내린 상태로 조정장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처럼 뉴욕 증시가 약세를 보인 것은 미국·이란 전쟁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에너지 시설 공격을 유예하고 협상을 시도하고 있지만 조기 종전에 대한 기대감은 크게 후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지 않으면 발전소를 파괴하겠다는 ‘최후통첩’ 시한을 오는 4월 6일까지로 연장했지만 호르무즈 해협은 여전히 막혀 있다. 특히 이란이 최근 우호국으로 분류되는 중국 선박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마저 차단하면서 시장의 우려가 더 커졌다.
미국 금리가 고공행진하고 있는 점도 주식시장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일반적으로 고금리는 밸류에이션 부담을 높여 기술주들에 악재로 작용한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27일 기준 4.44%까지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국·이란 전쟁 발발 전인 지난달 27일 10년물 금리는 3.97%에 불과했다. 약 한 달 동안 0.47%포인트 급등한 셈이다.

이에 더해 전쟁 영향에 커진 유가 부담에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언급되기 시작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 시장은 27일 한때 연준이 올해 말까지 기준금리를 현 수준보다 높일 확률을 52%로 반영했다. 연내 금리 인상 확률이 50%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5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도 전일 대비 4.2% 올라 배럴당 112.57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가가 급등한 2022년 7월 이후 3년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돈나무 언니’로 불리는 캐시 우드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아크인베스트가 빅테크 주식을 대거 매도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아크인베스트는 최근 대표 상장지수펀드(ETF)인 ‘아크 인베스트 ETF’(ARKK)를 포함해 3가지 펀드에서 기술주를 수천만 달러 규모로 매도했다.
메타플랫폼(4208만달러), 엔비디아(2604만달러), AMD(773만달러), TSMC(509만달러), 알파벳(248만달러) 등 보유하던 기술주들을 대거 팔아치웠다.
한편 일각에선 뉴욕 증시가 바닥을 통과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마이크 윌슨 모건스탠리 수석연구원은 “현재 강세장 속에서 일시적 조정이 나타나고 있다고 확신하며, 조정장은 상당 부분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실제로 최근 뉴욕 증시는 2015년, 2023년에 발생했던 하락장만큼이나 유의미하게 떨어졌지만 미국 기업들의 예상 이익 성장률은 늘어난 상태”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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