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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용산은 9월 9일까지 잔금 … 무주택자 '전세 낀 집' 구입 길 열려

홍혜진 기자(hong.hyejin@mk.co.kr), 위지혜 기자(wee.jihae@mk.co.kr), 이희수 기자(lee.heesoo@mk.co.kr)기사입력 2026.02.10 18:09:52

李대통령, 시행령 개정 지시
그외 서울지역은 11월 9일까지
지역별로 잔금 '데드라인' 나눠
세낀 매물은 2년간 실거주 유예
주담대 '6개월내 전입'도 완화
李, 임대사업 손질 다시 확인


◆ 李정부 부동산 대책 ◆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세입자 낀 매물'에 대한 실거주 의무 유예 카드를 꺼내 들었다.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제기된 "세입자 낀 매물은 팔고 싶어도 팔 수 없다"는 다주택자들 목소리를 반영한 결과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주택은 원칙적으로 매수자가 즉시 입주해야 하지만, 전세 계약이 남은 경우 거래 자체가 원천 차단돼 다주택자들이 집을 팔고 싶어도 팔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우선 정부는 양도세 중과 배제가 적용되는 계약 체결일과 잔금일을 차등화했다. 강남 3구와 용산구 등 지난해 10·15 대책 이전부터 조정대상지역이었던 곳은 5월 9일까지 계약을 체결하고 4개월 이내인 9월 9일까지 잔금을 치러야 중과 배제 혜택을 받는다. 당초 정부는 3개월 유예를 검토했으나 부동산 거래 특수성을 감안해 기간을 한 달 더 늘렸다. 지난해 10·15 대책으로 새롭게 묶인 나머지 서울 21개 자치구와 경기 12개 지역 등은 6개월의 유예기간을 부여받아 11월 9일까지 잔금을 마무리하면 된다.
다주택자가 보유한 주택이 세입자를 끼고 있는 경우에 대한 특례도 구체화됐다. 무주택자가 세입자가 낀 집을 살 경우 최대 2년(2028년 2월 12일)까지 실거주 의무를 유예받는다. 이 대통령은 이에 대해 "합법적인 세입자 계약 기간까지는 실거주하지 않아도 입주하면 되는 조건으로 계약하면 된다"며 "다만 무제한은 안 되니 2년으로 한도를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현재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집을 살 때 매수자는 6개월 내에 해당 집에 전입해야 하는데, 실거주 의무를 유예해주면서 이 요건 역시 완화했다. 이에 따라 전세를 낀 다주택자 소유 주택을 살 때 주담대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다만 전세가율이 주택마다 제각각인 점을 고려해 제한적인 범위에서 관련 의무를 유예해주는 방안이 거론된다. 전세보증금과 주담대 규모를 합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 40%를 넘지 않도록 제한을 두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노후 단지라 전세보증금 규모가 작으면 주담대를 받아 갭을 메워 거래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또한 '생애최초'는 규제지역이라도 LTV가 70%까지 적용돼 이 경우 대출 폭이 커질 수도 있다. 당국은 전입신고 의무 유예 조건을 구체적으로 가다듬을 예정이다.
가령 무주택자 A씨가 강남구에서 다주택자 B씨의 아파트를 매수하려는 상황을 가정해보자. 이 집에는 세입자 C씨가 살고 있고 전세 만기는 1년6개월이 남았다.
기존 규정대로라면 A씨는 토지거래허가를 받은 날로부터 4개월 이내에 잔금을 치르고 즉시 입주해야 했다. 세입자가 이미 살고 있어 계약 자체가 불가능했던 셈이다. 하지만 이번 보완책에 따라 A씨는 세입자 C씨가 남은 계약 기간 1년6개월을 다 채울 때까지 실거주 의무를 유예받는다. A씨는 오는 5월 9일 전까지 계약을 체결하고 9월 9일까지 잔금을 치른 뒤, 1년6개월 후에 입주하면 된다. 이 경우 B씨는 양도세를 중과받지 않고 A씨도 실거주 의무를 유예받게 된다. 다만 이 경우 세입자 C씨가 "2년 더 살겠다"며 갱신권을 주장하더라도, 새 집주인 A씨가 "내가 직접 들어가 살겠다"고 통보한 셈이라 갱신이 거절된다. 정부가 이번 유예 한도를 '2년'으로 못 박은 이유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로 세입자가 낀 매물들이 시장에 나오며 일시적인 거래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본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 연구원은 "이번 실거주 유예 등 보완 방안으로 매물 총량 증가가 당분간 불가피할 것"이라며 "임대차 만기가 남은 이른바 '세 낀 매물'도 출회가 가능해짐에 따라 거래 가능한 매물의 저변이 넓어졌다"고 바라봤다. 이어 "장기 임대사업자 자동 말소 물량과 갭 투자자들의 매물 등 서울 중하위 지역 매물도 늘어날 것이며 현재 전세 매물이 부족하고 실수요 유입도 꾸준해 거래 회전율은 양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비롯된 '실거주 의무'에 일부 예외사항이 생기면서 '누더기 정책'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토허구역은 재건축·재개발 정비구역이나 투기 우려가 있는 지역 위주로 남겨두고 해제하는 게 맞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등록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 축소 논의도 비중 있게 다뤄졌다. 이 대통령은 아파트 임대사업자가 의무 임대 기간이 지난 후에도 양도세 중과 배제 혜택을 영구적으로 누리는 구조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300채, 500채 가진 사람도 있는데 20년 후에 팔아도 중과 면제가 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일정 기간 처분 기회는 주겠지만 그 이후에는 일반 주택과 동일하게 세금을 매겨야 공평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임대 종료 후 일정 기간 내에 팔아야만 혜택을 주도록 기한을 설정하겠다"고 답했다.
[홍혜진 기자 / 위지혜 기자 /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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