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2월말 가계대출 관리방안 발표 李 부동산 강공에 추가 대책 1억 이하 대출 등 적용 논의 "DSR 사각지대 해소가 목표"
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부동산 시장을 겨냥해 강도 높은 메시지를 내놓는 가운데 금융당국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확대 방안에 대한 본격적인 검토에 착수했다. 이자 부담이 큰 고액의 전세대출과 규제 사각지대인 1억원 이하 대출에도 DSR 규제가 적용될지 주목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이달 말 발표할 '가계대출 관리방안'에 DSR 적용 대상을 확대하는 내용을 포함시킬지 고민하고 있다. DSR은 대출받는 사람의 연소득 중 빚을 갚는 데 쓰는 돈의 비중을 보여준다. 은행권은 DSR 비율을 40% 이하로 관리하곤 한다. 연봉이 1억원인 사람은 1년에 빚을 갚는 돈이 4000만원을 넘지 않도록 대출을 제한하는 것이다.
현재 DSR 규제는 주택담보대출·신용대출 원리금 상환분과 수도권 1주택자 전세대출 이자상환분에 대해서만 적용되고 있다. 전체 가계대출의 40%가량만 DSR 규제를 적용받는 셈이다.
금융당국은 이에 올해도 DSR 적용 대상을 꾸준히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무주택자라도 고액 전세대출일 경우 이자 상환분은 DSR 규제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시중은행은 보통 수도권 전세대출을 최대 5억원까지만 내준다. SGI서울보증 등이 5억원까지만 보증을 서기 때문이다.
문제는 최근 전세대출 금리가 4%대로 올라서면서 차주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4% 금리로 5억원 전세대출을 받으면 차주가 매월 내야 하는 이자만 166만원에 달한다. 여기에 신용대출까지 있는 차주라면 이자 부담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이에 정부는 전세대출 규모에 따라 이자 상환 부담이 얼마나 높아지는지 시뮬레이션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전세대출 이자는 DSR 규제를 적용받더라도 원금은 제외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현재 수도권에만 적용되는 1주택자 전세대출 DSR 규제를 지방으로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재명 정부가 국가 균형발전 차원에서 지방금융 확대를 추진해 자칫 정책 엇박자로 보일 여지가 있다. 또한 지방엔 수도권 대비 상대적으로 고액 전세가 적기도 하다.
DSR 규제를 중도금·이주비 대출에 적용하는 방안도 우선순위에서는 밀려 있다. 주택 공급 측면과 닿아 있는 대출이라 규제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어서다.
디딤돌대출·보금자리론 등 서민의 내 집 마련을 돕는 정책대출도 마찬가지다. 당국은 궁극적으론 정책대출도 DSR 규제가 적용돼야 한다고 본다. 하지만 국토교통부는 저소득층의 주거 안정을 지원하는 정책대출의 취지를 고려하면 DSR 규제 적용에 매우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책대출은 부부 합산 연소득 6000만원 이하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소득을 기준으로 하는 DSR 규제가 적용될 경우 타격이 더 클 수밖에 없어서다.
다만 당국은 정책대출 중에서도 한도나 소득 기준이 높은 대출 위주로 순차 적용하는 방안은 검토해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한 총 1억원 이하 대출을 DSR 규제에 포함하는 방안도 논의 테이블에 올라 있다. 현재 DSR은 1억원 초과 대출에 대해서만 적용된다. 당국은 이를 규제 사각지대로 여기고 있다. 신용대출을 활용해 주식 투자를 하는 '빚투'가 늘어나고 있는 점도 당국을 긴장시키는 대목이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올해 은행권 가계대출 총량을 작년보다 더욱 엄격히 관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해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 증가율은 1.8% 정도인데 올해는 이보다 낮은 관리 목표를 부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예 주택담보대출을 별도로 관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가계대출 총량 목표를 살펴왔지만 앞으론 주담대를 핀셋 관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금융당국이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모든 카드들을 검토하고 나선 것은 최근 이 대통령이 부동산 가격 안정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수차례 피력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망국적 부동산 투기를 정상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면서 당국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며 "추가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다양한 대출 규제가 속속 도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이희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