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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현금부자만 서울 살라는 꼴”…분양가는 치솟는데 대출은 ‘쥐꼬리’

백지연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gobaek@mk.co.kr)기사입력 2025.10.22 16:17:05

강남권 대형 분양 줄줄이 대기에도
15억 넘어가면 대출 4억원 한도 ‘발목’
사실상 ‘현금 부자들의 리그’ 지적도


서울 주요 분양 단지들의 분양가가 잇따라 고점에 형성되면서 현금 동원력이 충분한 수요자들만이 당분간 시장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정부의 잇단 대출 규제로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크게 줄어든 것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하반기 서울 강남권에서는 대규모 재건축 단지들이 분양을 앞두고 있다.
삼성동의 ‘래미안 트리니원’을 비롯해 ‘아크로 드 서초(서초동)’, ‘오티에르 반포(반포동)’, ‘방배포레스트 자이(방배동)’ 등이 대표적이다.
문제는 정부의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과 ‘6·27 대출규제’ 시행 이후 수도권·규제지역 내 고가주택의 대출 한도는 크게 축소됐다는 점이다. 현행 기준에 따르면 15억원 초과~25억원 이하 주택은 최대 4억원, 25억원을 넘는 주택은 2억원까지밖에 담보대출을 받을 수 없다. 15억원 이하 주택만 최대 6억 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분양가가 높은 강남권 단지들은 사실상 ‘현금 부자’ 중심의 시장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례로 오는 11월 분양을 앞둔 서초구 반포1단지 3주구를 재건축한 ‘래미안 트리니원’은 분양가심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3.3㎡당 8484만원으로 책정됐다. 전용면적 59㎡가 약 21억원, 84㎡는 약 28억원 수준이다.
59㎡형을 분양받으려면 대출 4억원을 제외한 17억원, 84㎡형은 대출 2억원을 제외한 26억원 가량의 현금이 필요한 셈이다.
12월 분양 예정인 ‘아크로 드 서초’도 전용 59㎡ 분양가가 20억원 안팎으로 추정되는 만큼 자금 부담은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 성남 분당 정자동 리모델링 단지 ‘더샵 분당 티에르원’(84㎡) 역시 분양가가 22억원 이상으로 예상돼 대출 4억원을 받아도 18억원 이상의 현금이 있어야 한다.
전문가들은 대출 규제가 완화되지 않는 한 당분간 현금 여력이 풍부한 실수요자 중심의 분양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강남 주요 단지의 경우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더라도 절대 가격이 워낙 높아 현금 여력이 있거나 보유 자산이 충분한 이들만 청약 시장에 접근할 수 있다”며 “이런 흐름이 장기화할 경우 자산 격차에 따른 사회적 불평등 논의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