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적립형주택 본격 도입 李정부 공공주택 1호사업 초기 매입자금 부담 줄이고 살면서 지분 늘려가는 구조 월세비중 늘어 주거비 상승 주거급여 대상·지원액 늘려
목돈 없이 매입하는 '지분적립형 주택'이 새 정부의 공공주택으로 본격 도입된다. 과거 전자제품을 할부로 샀던 것과 유사하게 수분양자가 분양 가격 일부만 내고 기간별로 지분을 확보해가는 방식이다. 부쩍 늘어난 월세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주거 급여를 지원받는 가구 수와 지원 금액도 늘리기로 했다.
10일 정부는 김민석 국무총리 주재로 새 정부 첫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이 같은 주거 안정 방안을 내놨다. 지분적립형 공공주택은 일명 '적금 주택'으로 돈을 나눠 내 목돈을 만드는 적금처럼 분양받은 사람이 주택 분양 가격 일부(10~25%)만 내고 지분을 얻어 입주한 다음 20~30년간 거주하면서 나머지 지분을 분할 취득하는 방식이다. 현재 국정기획위원회에 합류해 있는 김세용 고려대 건축학과 교수가 경기주택도시공사(GH)에서 추진했던 사업이다. 올해 말 3기 신도시 중 한 곳인 경기 광명학온지구에 처음 등장한다. 이 지구 공공분양 1079가구 중 865가구가 지분적립형 주택으로 나온다. 정부는 이날 회의에서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선호도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하되 초기에 적은 자본으로 살 수 있는 이익공유형이나 지분적립형 등 소위 '부담 가능한 주택 모델'을 적극 발굴·공급할 것"이라고 확정했다.
GH에 따르면 지분적립형 주택은 돈을 갚아가는 개념이 아니라 지분을 취득해가는 것이어서 '구분 등기'에 따라 확보 지분을 담보로 대출도 받을 수 있다. 서민을 위한 주거 안정 대책으로는 혁신적인 만큼 추후 확대가 기대된다.
정부는 최근 집값이 급상승하자 공공재개발 확대 방안을 비롯해 다양한 주택 공급 대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정부가 지분적립형 주택을 공개하면서 사실상 정부가 내놓은 첫 번째 공공주택 사업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날 정부는 최근 임차 시장에서 월세 계약 비중이 늘고 주거비 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서민들의 걱정도 덜어낼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바로 주거급여 지원이다. 이는 저소득 가구에 임차료나 주택 수선비를 지급하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주거급여의 수급 대상 가구 수와 지원 금액을 확대해가는 한편 저소득·무주택 독립 청년에게 월 20만원씩 제공하는 '청년 월세'는 2차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차질 없이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주거급여는 저소득계층 중심으로 지급됐지만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는 요즘 청년이나 차상위계층 등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에 대한 지원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또 정부는 2022년 말~2023년 초에 집중적으로 발생한 전세사기 피해자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특별법이 2년 연장됨에 따라 구제를 이어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날 회의에서 정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전세사기 피해 주택 매입 기간을 줄일 수 있도록 관련 절차를 마련하는 등 속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서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