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7대책 후 일주일 만에
거래량·금액 모두 급감
강남3구 물론 '노도강'까지
중저가 지역도 예외 없어
정부의 초강력 대출 규제 여파가 본격화하고 있다. 규제 이후 서울 아파트 거래량과 거래금액이 모두 규제 직전 대비 65%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부동산 전문 리서치 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대출 규제가 발표된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3일까지 서울 아파트 거래는 577건이 체결돼 직전 일주일(6월 20~26일)보다 64.6% 줄었다.
실거래 신고 기한이 아직 한 달가량 남아 거래량이 더 늘어날 수는 있지만, 규제에 따른 시장 분위기 변화가 뚜렷하게 감지되고 있는 셈이다.
자치구별로 살펴보면 송파구 24건→1건, 서초구 15건→1건, 강남구 76건→24건 등으로 줄었다. 이번 대출 규제가 대출액 상한선을 6억원으로 제한했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지역이 수혜를 볼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지만, 거래 감소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노원구(143건→60건) 58%, 도봉구(48건→25건) 47.9%, 강북구(21건→15건) 28.6% 등으로 거래가 줄었다.
서울 상계동 한 공인중개사는 "정책대출 한도가 줄어들며 노도강 지역 주 수요층인 신혼부부와 사회초년생도 관망세로 돌아선 분위기"라고 말했다.
대출 규제가 발표된 이후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5개 자치구에서 모두 감소했다. 앞서 부동산R114는 서울시 내 재고 아파트 171만7384가구 중 74%가 이번 대출 규제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거래금액도 규제 이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3일까지 25개 자치구 거래액은 6319억원으로 일주일 전 대비 67.3% 감소했다. 거래금액이 가장 많이 줄어든 자치구는 강남구로 규제 전 대비 71.3% 감소한 63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이번 대출 규제는 '맛보기'에 불과하다며 추가 규제 카드까지 언급한 만큼 시장에서는 당분간 관망세가 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의 전반적인 매매수급지수 상승세도 꺾인 추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다섯째주(6월 30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03.7로 전주(104.2) 대비 0.5포인트 하락했다. 매매수급지수는 수요와 공급 비중을 점수화한 지수로 기준선이 100을 넘으면 주택 매수 수요가 매도 수요보다 더 큰 것으로 본다. 특히 이번 집값 상승을 주도한 서울 동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구)의 매매수급지수는 108.8로 전주 대비 2.4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대출 규제가 단기적 효과를 낼 수는 있지만, 장기적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공급 활성화가 동반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대출 규제는 수요에 직접적 영향을 미쳐 시장을 관망세로 돌아서게 만들기에 단기적 효과는 볼 수 있다"면서도 "다만 이것만으로 장기적 정책 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이번 대출 규제와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낼 주택 공급 확대 방안 구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4기 신도시 등 추가 신도시 조성보다는 기존 예정된 신도시에 추가 공급을 확대하고, 공공 주도로 도심을 고밀 개발하는 방안이 공급안에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2일 한 라디오에서 "3기 신도시 사업과 공공 재개발 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유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