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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연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gobaek@mk.co.kr)기사입력 2025.06.18 09:18:39
지난 4월 세종시 아파트 거래량과 거래금액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대선 이후 급속하게 분위기가 가라앉은 모습이다.
18일 상업용 부동산 전문 프롭테크 기업 부동산플래닛이 국토교통부의 4월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세종시 아파트 거래량은 총 전월 대비 79.9% 증가한 1326건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거래량이 크게 늘며 거래금액도 전월보다 84.4% 늘어난 6964억원을 기록했다.
기간을 넓혀 보면 작년 동월 대비 거래량과 거래금액은 각각 293.5%, 360.2% 증가한 수준이다.
국회와 대통령실의 세종 이전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수요가 몰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한국부동산원 발표에 따르면 세종시 아파트값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3월까지도 약세가 지속됐으나 4월 둘째 주에 0.04% 올라 지난해 11월 둘째 주(0.10%)에 이어 1년 5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21대 대선을 앞두고 4월 셋째 주 0.23%, 4월 마지막 주에는 0.49%로 오름폭이 확대되기도 했다.
문제는 대선 이후 세종의 아파트 매매 시장이 다시금 침체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자료 기준 지난달 둘째 주(5월 12일 기준) 세종시의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0.48%에 달했으나 한 달이 지난 이달 둘째 주(6월 9일 기준)에는 상승률이 0.18%로 크게 줄었다.
거래 감소에 따라 매물 건수는 늘어나는 추세다. 일반적으로 거래가 줄어들면 그만큼 시중에 나온 매물 수는 늘어나서다.
부동산플랫폼 아실에 올라온 세종시 아파트 매물은 지난 17일 6857건으로 한 달 전인 지난달 17일(6408건) 대비 400건 이상 늘어났다.
과거에도 세종시 아파트는 천도론(행정수도론)에 휩싸이며 큰 폭으로 오른 바 있다. 정치권에서 국회 이전 논의가 진행됐던 지난 2021년에 세종시 공동주택 공시가격 평균 상승률은 무려 70.68%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평가를 두고 장기적으로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지난 5월 거래에서 연초보다는 (세종시 집값이) 평균 매수 단가가 뛴 모습이다. 실제 거래량까지 영향을 줬지만 이달 들어 약간 거래가가 떨어졌다”면서도 “아직 실거래가 신고 기간이 많이 남았기 때문에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지방에서 세종과 울산을 제외하고 집값이 오르고 있지 않는 점을 고려할 때 지방 내에서는 마냥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도 “세종시 아파트 시장은 ‘부동산 판 정치 테마주’ 같다는 느낌이 든다”며 “선거 시기가 되면 정부 부처나 대통령실, 공공기관이 세종시로 이전할 것이라는 소식이 흘러나오면서 집값이 들썩이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정치 이슈가 아니더라고 세종 아파트값은 그동안 너무 하락해 가격 메리트가 부각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아파트 가격 오름세는 좀 더 진행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