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주택시장 침체의 골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공인중개사들의 폐업도 빠르게 늘고 있다.
경기 부진에 따른 주택 거래 감소에 더해 농지·토지 등 비(非)주택거래까지 덩달아 줄어든 탓이다.
27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전국 공인중개사 신규 개업과 폐업건수는 각각 806건, 1097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방의 폐업 건수(832건)가 많았는데, 서울(265건) 대비 약 3.1배에 달했다.
중개업계 불황은 올해 누적 데이터를 보면 더욱 확연하다. 올해 들어 10월까지 전국에서 새로 문을 연 중개업소는 8632건에 불과한 반면, 폐업은 1만774건으로 2142건이나 더 많았다. 더욱이 휴업까지 합치면 영업을 하지 않는 중개업소 수는 1만1954건로 늘어난다.
불황 한파는 최대 중개시장인 서울도 뒤덮었다. 지난달 서울에서는 신규 개업(221건)보다 폐업(265건)이 더 많았다. 누적 데이터도 같은 양상(폐업 2727건·신규 개업 2220건)을 보였다.
지방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같은 기간 지방의 신규 개업은 585건에 그친 반면, 폐업은 832건으로 신규 대비 247건 더 많았다. 지방의 지역별 폐업을 보면 경기 남부가 214건으로 가장 많았다. 신규 개업(169건)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경기 남부에 이어 부산 84건, 인천 73건도 두자릿수의 폐업건수를 보였다.
이는 2021년 농지법 개정 이후 농지와 임야 거래가 급감한 여파로 보인다. 강화된 농지 매입 요건으로 외지인의 농지 거래가 사실상 중단됐기 때문이다. 경기 침체로 상가·점포·공장땅 거래마저 줄어들면서 상업용 부동산 중개에 의존하던 중개업소들마저 잇달아 휴·폐업하고 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지방 중개업소들의 운영난이 가중되고 있다”며 “이 같은 상황은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