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인연합, 25일 집회 예고 임대사업자 35%가 60대 이상 고령층 “매물 내놔도 수요가 없어 파산 우려”
◆ 李대통령 부동산 정책 ◆ 정부가 다주택자 특혜 축소를 전방위 예고하면서 빌라·오피스텔 등 비(非)아파트 임대사업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주택 처분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아파트값 억제를 목적으로 한 대출 규제를 일괄 적용하면 임대사업자들의 연쇄 파산과 무주택 서민들의 주거 불안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4일 부동산·주택업계에 따르면 한국임대인연합은 오는 25일 ‘1인 가구와 무주택 서민의 비아파트 임대주택 탄압 규탄 집회’를 연다. 한국임대인연합은 전세자금대출 완화와 담보 대출 완화, 전세금반환보증·임대보증금보증의 한도 현실화, 서민임대주택의 주택 수 제외 등을 요구할 예정이다.
임대인들이 이처럼 단체행동에 나서는 이유는 정부가 대출 규제 대상으로 임대사업자 대출을 포함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현재 임대사업자의 만기 연장 때 심사기준이 되는 이자상환비율(RTI) 강화 외에 담보인정비율(LTV) 규제를 추가 적용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9·7 대책’에서 임대사업자의 LTV 0% 적용으로 신규 대출을 옥죈 데 이어 기존 대출에 대해서도 제한을 둬 매물 출회를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이와 관련 한국임대인연합은 “정부가 비아파트 현실을 너무 모른다”며 반발하고 있다.
다주택자의 경우 개인 명의로 받은 주택담보대출이 통상 30~40년 만기의 분할 상환 구조로 만기 시 원리금 상환이 끝나 연장 이슈가 크지 않다. 이에 비해 임대사업자 대출은 최초 3~5년 만기로 실행된 뒤 1년 단위로 연장된다. 강화된 RTI 규제를 적용받으면 비아파트 임대사업자가 기준을 맞추기 위해 임대료를 올릴 개연성이 크다. 비아파트는 매매 거래가 상대적으로 저조하고 갭투자(전세 낀 주택 매입)가 많이 이용돼 다주택 처분도 어려운 실정이어서 대출 상환 압박이 심해지면 경매로 넘어갈 위험이 아파트에 비해 크다. 국토교통부 자료를 보면 서울 장기매입 민간임대주택 중 아파트 비율은 15.7%에 불과하다. 나머지 84.3%는 빌라·오피스텔 등 비아파트가 차지한다.
임대사업자 중에는 연립·다세대로 임대소득을 얻고 살아가는 은퇴한 고령층 자영업자 생계형 임대사업자들도 적지 않다. 60대 이상 부동산임대업자는 123만7494명(국세청 국세통계포털)으로 전체 고령층 사업자의 35.2%에 달한다.
비아파트는 처분을 하려고 해도 매수 수요가 적다는 점도 문제로 지목된다. 연립·다세대·오피스텔 등은 전세사기 여파로 부정적 인식이 확산돼 환금성도 아파트보다 낮아 기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대출규제까지 아파트와 동일하게 적용되면, 매수 수요가 더 낮아질 거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임대인연합 관계자는 “팔고 싶어도 (연립·다세대는) 팔리지 않아 임대를 놓고 있는 임대인들이 적지 않다”면서 “퇴로 마련이 절실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비아파트 주거 유형은 서민과 청년, 1인 가구의 주거를 떠받쳐 온 중요한 주거 축인데 그 특성과 구조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제도와 규제가 반복되면서 임대시장 전반의 불안정과 갈등을 키우고 있다”면서 “지금도 대출 규제로 정상적인 사업 운영과 자금 순환이 어려운 상황에 처해 비아파트 임대주택의 공급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