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심의서 번번이 정비안 보류
한강 조망 위한 건축물 배치에
공공성 요구 서울시와 엇갈려
5구역 최고 250m·1401가구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재건축 단지들이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정비구역 심의 문턱을 한 번에 넘지 못하는 일이 번번이 발생하고 있다. 한강 조망권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한 조합의 단지 배치안과 시민 관점에서 단지를 바라볼 때 개방감을 갖추기 위한 서울시 요구가 상충하면서다. 압구정동 재건축 단지 정비계획은 향후 다른 한강변 정비사업장의 참고 사례가 될 전망이어서 이목이 쏠리고 있다.
5일 정비업계와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4일 열린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신속통합기획 정비사업 수권분과위원회에서 압구정3구역과 압구정5구역 재건축 사업 정비계획 변경안 심의 결과 3구역은 보류, 5구역은 수정 가결됐다. 3구역 변경안은 심의에 처음 상정됐고, 5구역은 앞서 한 차례 보류된 뒤 이번에 겨우 통과됐다. 압구정4구역도 심의가 한 차례 보류된 뒤 재상정을 통해 지난 7월 정비계획 결정안이 통과됐다.
서울시는 이번 심의에서 3구역 계획안에 대해 50층 이상 고층 랜드마크 동 축소, 한강 변 주동에 대한 높이 조정, 단지 개방감 확보 등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3구역의 전반적인 정비계획안이 신
속통합기획 취지와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 보완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신속통합기획은 서울시와 조합이 함께 정비계획을 수립해 사업 속도를 높이고 동시에 공공성도 확보하는 패스트트랙이다. 심의 과정에서 조합이 제시한 계획안이 서울시가 구상하는 '공공성'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5구역은 정비계획안이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를 통과하며 사업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번 계획안에 따라 5구역은 최고 높이 250m, 1401가구로 재건축된다. 1978년 준공된 5구역은 한양 1·2차 아파트 1232가구로 구성돼 있다. 압구정 재건축 구역 중 유일하게 20평형대 소형이 있는 단지이기도 하다. 수인분당선 압구정로데오역 초역세권 단지이고 갤러리아백화점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한강을 가운데 두고 성동구 성수동 서울숲과 마주하고 있다.
이번 계획안에는 공공기여를 통해 한강 조망이 가능한 입체 조망 데크공원을 조성하는 방안이 담겼다. 입체 조망 데크는 인근 4구역까지 연계돼 설치된다. 단지 주민은 물론 한강변을 찾는 시민들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건축물 배치는 서울시 요구에 따라 한강과 접한 첫 주동은 20층으로 계획해 위압감이 덜 느껴지도록 했다. 한강으로 가는 길에 접한 가로변은 가로 활성화 특화 구간으로 지정해 개방형 커뮤니티를 집중 배치할 방침이다. 서울시의 열린 단지 개념을 충실히 반영해 주변 담장을 설치하지 않고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운영한다.
[김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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