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전자투표가 활성화되면서 ‘반려동물 산책 금지’나 ‘놀이터 주차장 전환’ 등 입주민 간 생활 갈등 사안까지 투표 안건으로 등장하고 있어 주목된다.
27일 아파트 관리 플랫폼 아파트아이는 지난해 5월부터 올해 5월까지 1년간 약 6만건의 입주민 전자투표 데이터를 분석한 ‘아파트 리포트’를 발표했다. 리포트에 따르면 과거 대표 선출이나 대형 공사 추진 등에 한정됐던 입주민 투표가 이제는 일상적인 주거 문제로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차 문제는 전국적으로 반복되는 주요 민원 중 하나다. 서울 동작구와 인천 부평구, 경기 고양시 등 일부 단지에서는 놀이터를 주차장으로 전환하는 안건이 투표에 부쳐지기도 했다. 실제로 최근 1년간 매달 100건 이상이 주차 관련 안건으로 상정됐으며 이 중 주차장 규정 변경이 전체의 70%를 차지했다.
눈에 띄는 사례로는 단지 내 반려동물 산책 금지 여부가 있다. 충남 천안과 대구 중구 등의 단지에서는 이 사안을 두고 입주민 간 갈등이 고조되자 전자투표로 의견을 모았다. 그 외에도 △장애인 주차구역 일반 주차장 변경 △단지 내 흡연 적발 시 CCTV 열람과 과태료 부과 등도 투표에 부쳐졌다.
최근 1년간 전자투표 시스템을 새롭게 도입한 아파트 단지는 3000여 곳에 달했다. 아파트아이 측에 따르면 입주민의 99% 이상이 전자투표 방식으로 참여하고 있어 전자투표는 사실상 공동주택 의사결정의 표준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는 추세다.
전국에서 전자투표 활용이 활발한 지역은 용인시였고 화성시와 수원시가 그 뒤를 따랐다. 서울에서는 강남구가 전자투표를 많이 활용하고 있다. 강남구는 신축단지 공급으로 수요가 확대됨에 따라 자연스레 관리규약·커뮤니티 시설 등 투표 안건 수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유관형 아파트아이 팀장은 “과거 관리사무소나 일부 입주자 대표 결정에 의존했던 아파트 운영이 전자투표를 통해 입주민 다수의 의견이 반영되는 구조로 변하고 있다”며 “아파트아이는 입주민 의견이 적극 반영된 편리한 공동주택 생활을 위한 전자투표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힘쓸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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