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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연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gobaek@mk.co.kr)기사입력 2026.10.14 09:44:06

수도권 아파트 분양가가 지난 1년간 20% 이상 급등하면서 청약 시장의 지형도가 크게 바뀌고 있다. 분양가 부담이 가중되자 실수요자들은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은 소형 면적(전용 60㎡ 이하)으로 대거 이탈하면서다.
14일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한국부동산원의 청약홈 데이터를 활용해 2025년 1~9월과 2026년 1~9월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아파트의 면적유형별 3.3㎡당 분양가와 청약접수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흐름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분석 결과 수도권 전체 평균 분양가는 3.3㎡당 2171만원에서 2654만원으로 1년 새 22.2% 상승했다.
분양가가 빠르게 오르면서 청약 수요자들의 면적 선택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총분양가 부담이 커진 실수요자들은 상대적으로 진입 문턱이 낮은 소형 면적으로 눈을 돌린 반면 일부 핵심 입지의 대형 면적에는 높은 분양가에도 청약 수요가 유입됐다.
서울 아파트 청약 시장에서는 소형 면적 쏠림이 두드러졌다. 2026년 1~9월 서울 전체 청약접수 건수 14만5736건 가운데 79.8%인 11만6305건이 전용 60㎡ 이하에 집중됐다. 서울 전체 청약 10건 중 8건이 소형 면적에 몰린 셈이다.
서울 전용 60~85㎡ 이하 아파트의 3.3㎡당 분양가는 2025년 4648만원에서 2026년 5761만원으로 23.9% 상승했다. 반면 전용 60㎡ 이하 소형 아파트의 3.3㎡당 분양가는 5839만원에서 5818만원으로 0.4% 하락하며 약보합세를 보였다.
함 랩장은 총분양가 부담이 늘면서 청약 실수요자들이 이른바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 84㎡ 안팎의 아파트 청약을 포기하고 전용 60㎡ 이하 소형으로 하향 지원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수도권 청약 시장에서 모든 수요가 소형으로 이동한 것은 아니다. 서울과 인천에서는 대형 면적의 청약 수요가 오히려 증가하는 현상도 관측됐다. 분양가가 급등했음에도 공급 희소성이나 입지적 장점, 고급화에 따른 프리미엄을 갖춘 일부 대형 면적에는 자금력을 갖춘 수요가 유입됐다는 설명이다.
서울 전용 85㎡ 초과 아파트의 3.3㎡당 분양가는 2025년 3987만원에서 2026년 6946만원으로 74.2% 급등했다. 그러나 전체 청약에서 대형 면적이 차지하는 비중은 3.9%에서 8.7%로 높아졌다. 청약접수 건수도 1만785건에서 1만2632건으로 늘었다.
함 랩장은 “서울 등 핵심지의 대형 면적 공급 희소성과 인천 내 랜드마크 단지의 고급화 프리미엄, 추첨제 비중 확대에 따른 대기 청약 수요의 자금 유입 등을 대형 면적 청약 증가의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분양가 상승 또한 청약자들의 면적 선택에 민감한 영향을 주고 있다. 함 랩장은 기준금리 인상과 건자재·공사비 상승 등으로 분양가가 오르면서 청약 실수요자들의 자금 조달 능력이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고 진단했다.
소형 면적의 공간 활용도가 높아진 점도 청약 수요 변화에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꼽힌다. 평면 설계 기술이 발달하면서 소형 아파트의 공간 활용도가 개선됐고, 가구 분화와 1~2인 가구 증가 역시 소형 면적에 대한 선호를 뒷받침하고 있다. 분양가 부담뿐 아니라 가구 구성과 주거 형태 변화가 맞물리면서 소형 면적의 청약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함 랩장은 “올해 수도권 청약 시장은 분양가 상승 속도에 맞춰 청약자들의 자금 조달 능력이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며 “실수요자는 가성비 높은 소형으로, 고자산가는 희소성 높은 대형으로 이중화되는 아파트 청약 양극화 흐름은 당분간 지속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