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진구 자양동에 있는 반지하 매물이 감정가 대비 2배가 훌쩍 넘는 가격에 낙찰돼 눈길이 쏠리고 있다. 지은 지 30여 년이 된 다세대주택의 반지하 매물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쉽게 이해가 가지 않지만 재개발 호재가 낙찰가를 끌어올렸다는 업계의 평가가 나온다.
30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28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 605-31의 한 지하층 매물은 1회차 매각일 5억5000만원에 낙찰됐다. 2억1300만원의 감정가 대비 2배가 넘는 수준이며 낙찰가율은 무려 260.56%에 달한다.
자양2동 모아타운 A구역(자양2동 649)에 속한 이 매물은 건물 면적은 46㎡, 토지 면적은 19.9㎡이며 방 2개와 욕실 1개, 거실 등으로 구성됐다.
허름한 다세대주택에 반지하라는 점에서 일반적으로 경매시장에서 불리한 조건이지만 해당 물건에 유독 큰 관심을 받은 이유는 재개발 수요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양2동 모아타운A구역은 한강변이지만 현재 높은 건물이 없어 재개발 시 향후 ‘한강뷰 프리미엄’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재개발 구역은 토지 지분 없이 건물만 보유해도 입주권이 부여된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해당 매물은 올해 2월 24일 87명의 응찰자가 몰렸던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85㎡(이하 전용면적) 매물 이후 가장 많은 응찰자가 몰렸다. 한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응찰자 이름을 부르는 데도 5분이 걸렸다“는 후기가 올라오기도 했다.
짙어지는 부동산 관망세...미래 투자 가치로 눈 돌리는 투자자들
업계에서는 6·27 대출 규제로 부동산 시장에 관망세가 짙어지자 미래 투자 가치(재건축)를 염두에 둔 30년 초과 주택에 대한 투자자들의 수요가 심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일례로 지난 14일 입찰에 부쳐진 서울 송파구 잠실 우성4차 전용 95.84㎡는 1회차 경매에서 15명이 경쟁해 감정가(16억8400만원)의 126.48%인 21억3000만원에 고가 낙찰되기도 했다. 해당 아파트는 재건축 추진 단지로 최근 매매 실거래가가 21억∼21억7000만원, 매매 호가는 최고 2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부동산 중개업체 집토스가 6·27 대책 이후 한 달간의 수도권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를 심층 분석한 결과 수도권에서 신고가 비율이 가장 높았던 아파트는 ‘5년 이하 신축’(12.7%)과 ‘30년 초과 노후 구축’(9.5%)가 가장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