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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덕호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ddoku120@mk.co.kr)기사입력 2026.07.29 06:57:42

정부가 초고가 주택에 대한 증세 방안을 검토하는 가운데 강남권과 용산구 등 일부 고가 아파트의 올해 보유세가 세율 조정 없이도 문재인 정부 시절 최고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종합부동산세 세율 인상과 공정시장가액비율, 공시가격 현실화율까지 동시에 높아질 경우 고가 주택 보유자의 세 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9일 우병탁 신한프리미어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강남3구와 용산구 내 공시가격 30억원 초과 아파트 9개 주택형의 올해 예상 보유세를 분석한 결과, 절반이 넘는 5개 주택형이 세율 인상 없이도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올해 6월 1일 기준 재산세는 연초 산정된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부과되며, 종합부동산세는 오는 12월 고지될 예정이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 84㎡ 1주택자의 올해 예상 보유세는 1810만원으로 집계됐다. 고령자·장기보유 등 종부세 공제 혜택은 제외한 금액으로, 지난해 1274만원 대비 40% 이상 늘었고 역대 최고 수준이던 2021년 1653만원도 넘어섰다.
2021년은 문재인 정부 말기로, 시세 15억원 초과 공동주택의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78.3%에 달했고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 95%, 재산세 공정시장가액비율 60%가 적용되면서 보유세 부담이 가장 높았던 시기다.
하지만 올해는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69%로 낮고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도 60%, 재산세는 43∼45% 수준으로 내려간 상황에서도 보유세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아파트 가격 상승으로 공시가격 자체가 크게 오른 영향이다. 반포자이 전용 84㎡의 올해 공시가격은 34억9100만원으로 2021년 22억4500만원 대비 55.5% 상승했다.
시뮬레이션 대상 중에서는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97㎡(2227만원), 같은 단지 전용 112.96㎡(3816만원),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84.93㎡(1905만원),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전용 82.6㎡(1258만원), 용산구 한남더힐 전용 235.3㎡(7633만원) 등도 올해 보유세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예상됐다.
우병탁 전문위원은 “올해 공시가격 현실화율 동결에도 지난해 서울 아파트값이 크게 올라 공시가격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상승한 곳이 많다”며 “공정시장가액비율이 60%로 낮은 데도 보유세는 역대 최고를 찍은 곳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초고가 주택 보유세 부담을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23일 대통령 주재 부동산 대토론회에서는 초고가 주택의 보유세 실효세율을 선진국 수준인 1%까지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시세 50억원 주택에 연간 5000만원의 보유세를 부과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강남권 전용 84㎡ 아파트의 보유세 부담은 현재보다 2~3배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초고가 주택 기준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공시가격 30억원 안팎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공시가격 30억원 이상 공동주택은 5만869호로 전체 공동주택 1585만1336호의 0.32% 수준이다. 이 가운데 5만519호(99.3%)가 서울에 집중돼 있다.
현재 공동주택 평균 현실화율 69%를 적용하면 시세 기준 약 43억원 이상 아파트가 초고가 주택 후보군에 해당한다. 용산구 한남동 나인원한남·한남더힐, 강남·서초권 전용 84㎡ 이상 대형 아파트, 성수동 초대형 주상복합 등이 대표적으로 거론된다.

정부가 검토하는 증세 방식은 다양하다. 종부세 과표 구간을 신설해 초고가 주택에 더 높은 세율을 적용하거나,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주택 가격별로 차등 적용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현재 종부세 과세표준 12억원 초과~25억원 구간 세율을 세분화해 초고가 구간을 별도로 만들거나,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최대 90%까지 높이는 방식이다.
기본공제 확대 여부도 변수다. 정부는 현재 12억원인 1주택자 종부세 기본공제를 13억~15억원 수준으로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초고가 주택에도 동일하게 적용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세무 전문가들은 보유세 세부담 상한 조정 가능성도 제기한다. 현재 150%인 상한을 높이면 보유세 부담이 한 번에 크게 늘어날 수 있어서다.
특히 강남권 주요 아파트는 올해 공시가격 상승으로 이미 세부담 상한까지 오른 단지가 많아 추가 인상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문재인 정부 당시 2주택 이상자에게 적용됐던 200~300% 수준까지 상향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공시가격 현실화율 역시 변수다. 정부는 5년 단위 현실화율 로드맵 마련을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며, 이르면 오는 10~11월 발표할 예정이다.
현실화율이 높아질 경우 같은 시세라도 공시가격이 상승해 초고가 주택 대상이 한강벨트 등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시장에서는 초고가 주택 기준 설정 이후 ‘문턱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강남권 대신 성동·마포·광진 등 한강변 지역 아파트로 수요가 이동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