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허서윤 기자(syhuh74@mk.co.kr)기사입력 2026.05.19 16:58:27

올해 1분기에도 이른바 ‘영끌’과 ‘빚투’가 이어지면서 국내 가계부채가 다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전체 가계신용 잔액은 2000조원에 육박했고, 특히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주택 관련 대출이 빠르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2026년 1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993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1979조1000억원)보다 14조원 증가한 규모로, 2002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다. 가계신용은 금융권 대출뿐 아니라 카드 결제 전 사용액인 판매신용까지 포함한 포괄적 가계부채 지표다.
국내 가계신용은 2024년 2분기 이후 8개 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이번 1분기 증가 폭은 직전 분기(14조3000억원)보다는 소폭 줄었다.
가계신용 가운데 판매신용을 제외한 순수 가계대출 잔액은 1865조8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2조9000억원 늘었다. 증가 폭은 오히려 지난해 4분기(11조3000억원)보다 확대됐다.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등을 포함한 주택 관련 대출은 1178조6000억원으로 8조1000억원 증가했다. 신용대출과 증권사 신용공여 등을 포함한 기타대출도 4조8000억원 늘었다. 특히 주택 관련 대출 증가 폭은 직전 분기(7조2000억원)보다 다시 확대됐다. 지난해 6·27 대책 이후 둔화 흐름을 보였지만 3개 분기 만에 다시 커진 것이다.

은행권과 비은행권 흐름은 엇갈렸다. 예금은행 가계대출은 1009조6000억원으로 오히려 2000억원 감소했다. 예금은행 가계대출이 줄어든 것은 2023년 1분기 이후 약 3년 만이다. 은행권 주택 관련 대출은 3000억원 증가했지만,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6000억원 감소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 역시 직전 분기(4조8000억원)보다 크게 축소됐다.
반면 상호금융·저축은행·신협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은 325조원으로 석 달 새 8조2000억원 급증했다.
특히 비은행권 주택 관련 대출은 10조6000억원 늘어난 반면 기타대출은 2조5000억원 감소했다. 보험·증권사·자산유동화회사 등 기타금융기관 가계대출도 5조원 증가했다. 이 가운데 증권사 등 기타금융중개회사의 신용공여가 4조8000억원 급증했다.
시장에서는 주택 거래 증가와 함께 대출 수요가 비은행권으로 이동한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혜영 한국은행 금융통계팀장은 “은행권은 가계부채 관리 강화로 주택 관련 대출 증가 폭이 축소됐지만, 비은행권에서는 규제 강화 이전 대출 수요가 반영되며 증가 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금융당국이 농협중앙회와 새마을금고 등을 대상으로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한 만큼 비은행권 주택대출 증가세가 계속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이전 매물 출회로 주택 거래가 늘어난 만큼 당분간 주택담보대출 증가 가능성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1분기 판매신용 잔액은 127조3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조1000억원 증가했다. 신용카드사를 포함한 여신전문회사를 중심으로 증가세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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