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재건축 수주전 점화 사업비 2조4천억 ‘랜드마크’ 압구정2구역 6월 입찰공고 “최고부촌 선점효과 어마어마” 삼성·현대건설 사활걸고 홍보 5600가구 성수1·2지구서도 GS·DL·포스코 등 각축 벌여
서울 강남구 압구정, 영등포구 여의도, 성동구 성수동 일대 주요 정비사업지가 시공사 선정 절차에 속속 돌입하며 대형 건설사들이 벌써부터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 수익성이 높은 데다 재건축·재개발 이후 한강변 랜드마크 단지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7일 압구정2구역(신현대9·11·12차) 재건축 조합은 다음달 18일 시공사를 뽑기 위한 입찰공고를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는 9월 27일 조합 총회를 열어 시공사를 최종 선정하는 게 목표다. 압구정 재건축 단지들(2~5구역) 가운데 속도가 가장 빨라 주목된다.
1982년 1924가구로 지어진 압구정2구역은 최고 65층, 2571가구 규모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총사업비만 약 2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대한민국 대표 부촌인 만큼 건설 업계 투톱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일찌감치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삼성물산은 전날 브랜드 홍보관인 ‘압구정 S.라운지’를 개관했다고 밝혔다. 삼성물산이 그리는 미래 주택 모형과 설계도, 영상과 프레젠테이션을 소개할 방침이다.
현대건설은 재작년부터 홍보관인 ‘디에이치 갤러리’를 만들고 압구정 재건축 영업팀까지 별도로 꾸려 대응해왔다. 최근 ‘압구정 현대’ 명칭에 대한 상표권 출원을 시도하기도 했다. 건설 업계 관계자는 “대한민국 최고 부촌에 적용되는 주택 브랜드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라며 “명품 브랜드로서 입지를 다질 절호의 기회다. 유동인구가 많은 한강변, 역세권 단지라 홍보 효과가 정말 어마어마할 것”이라고 밝혔다.
1975년 준공된 여의도 대교아파트도 6월 중순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낼 계획이다. 9월 말 조합 총회를 열어 시공사를 뽑는 일정이다. 대교아파트는 최고 49층, 912가구 규모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총사업비가 약 9000억원에 달한다. 대교 역시 여의도 노후 단지 가운데 재건축 속도가 가장 빠르다. 지난달 조합 총회에서 여의도 1호로 사업시행계획서 인가 안건이 통과된 바 있다. 해당 총회에선 삼성물산과 롯데건설이 각각 치열한 홍보전을 펼쳤다.
마찬가지로 한강변인 성수전략정비구역 1~2지구도 조만간 시공사 선정 절차를 밟는다. 1지구는 7월, 2지구는 9월에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내는 방안이 유력하다. 두 지구 모두 최고 65층 높이 초고층 재개발이 추진돼 관심이 모인다.
총사업비가 2조원에 달하는 성수1지구는 3014가구 규모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현대건설과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이 물밑에서 경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2609가구 규모로 재개발을 추진하는 성수2지구는 총사업비가 2조6000억원 수준이다. 조합 측에 따르면 2지구에서도 DL이앤씨, 삼성물산,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이 각축전을 벌이는 상황이다.
이외에도 총사업비가 1조원에 달하는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재개발 시공권을 따내기 위해 포스코이앤씨와 HDC현대산업개발이 경쟁하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이 한강변 노후 단지 시공권을 따내는 데 집중하며 다른 지역에선 경쟁입찰이 성립되지 않고 있다. 강남권 조 단위 사업장이라도 최대한 출혈경쟁을 피하는 분위기다. 일례로 강남구 개포주공6·7단지는 이날 시공사 선정을 위한 2차 입찰을 진행했지만 현대건설만 참여했다. 같은 날 송파구 잠실우성1~3차도 두 번째 시공사 입찰 절차를 밟았지만 GS건설만 단독으로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