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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는 훨훨 나는데, 빌라는 폭망?…서울 비아파트 경매시장, 무슨 일이

안서진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seojin@mk.co.kr)기사입력 2026.09.03 10:33:21


지난달 서울 비아파트(빌라·오피스텔) 경매 시장이 역대 최대 물량 폭탄을 맞았음에도 낙찰가율은 오히려 뒷걸음질 치며 아파트와의 양극화가 극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사기 여파와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후폭풍이 빌라와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시장을 깊은 침체의 늪으로 몰아넣고 있다는 분석이다.

3일 지지옥션 등 경매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지역의 빌라와 오피스텔을 합친 비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총 2931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월별 기준 최고치로 전년 동기(1793건)와 비교하면 무려 63.5% 폭증한 수치다.

상품별로는 빌라가 2048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61.8% 늘었고 오피스텔은 883건으로 67.6% 급증하며 비아파트 전반에서 물량이 쏟아졌다.

이처럼 비아파트 경매 물건이 가파르게 불어난 배경에는 연이은 전세사기와 역전세 사태가 자리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빌라나 오피스텔은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환금성이 낮아 주택 가격 하락기에 임대인이 보증금을 제때 돌려주지 못하는 보증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여기에 고금리 시기 불어난 이자 부담과 대출 만기 연장 난항까지 겹치면서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한 임대인들의 매물이 속수무책으로 법원 경매로 넘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쏟아지는 매물 홍수 속에서도 가격 지표는 내리막길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달 서울 빌라 낙찰가율은 74.4%에 그치며 전월(79.5%) 대비 5.1%포인트 하락했다. 1년 전(85.1%)과 비교하면 10%포인트 이상 주저앉은 셈이다.

오피스텔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달 오피스텔 낙찰가율은 68.1%를 기록해 70선마저 무너졌으며 전년 동기(86.1%)와 견주면 무려 18.0%포인트 급락했다.

경매 시장 내 경쟁 열기도 크게 식은 모습이다. 지난달 서울 빌라의 평균 응찰자 수는 2.35명에 불과해 주인을 찾지 못하고 유찰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경매 법원에 등장한 서울 강서구의 한 오피스텔은 감정가(3억1700만원)의 세 차례 유찰 끝에 63.6% 수준인 2억178만원에 매각됐고 양천구 신월동 빌라 역시 세 번의 입찰 과정을 거쳐 감정가의 76.1% 선에서 겨우 주인을 찾는 등 헐값 낙찰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이 같은 비아파트 시장의 한파는 고공행진을 거듭하는 아파트 경매 시장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8월 기준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96.7%에 달해 100%에 육박하고 있으며 평균 응찰자 수도 4.77명으로 비아파트의 두 배 수준을 기록하며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전문가들은 환금성과 선호도 차이가 이 같은 격차를 벌린 근본 원인이라고 입을 모은다. 아파트는 매매가격 상승 기대감과 탄탄한 실수요를 바탕으로 낙찰가율이 동반 상승하는 반면 재개발 등 특별한 개발 호재가 없는 대다수의 빌라와 오피스텔은 매수 메리트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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